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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Preview] 몰락인가, 체면치레인가. 표도르의 운명은? MMA PREVIEW & SUBNOTE


이번 주말 표도르가 복귀전을 가진다. 상대는 자신보다 아랫 체급에서 주로 활동해온 댄 헨더슨이다. 이를 두고 말이 많다. 확실한 것은 이 경기에서 표도르가 패배할 경우, 대미지는 치명적이며 바로 은퇴해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기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표도르에게 장밋빛 미래는 존재키 힘들다. 표도르라는 선수가 거품이든, 잘하든 못하든 간에 표도르는 분명 MMA의 한 시대를 대표하는 이름이었고, 그의 은퇴는 이제 코 앞에 와있다.  MMA에서 타격과 그래플링의 밸런스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제대로 알려주는 계기가 된 표도르의 등장은 이제 끝을 맞는다. 이제 드디어, 한 시대가 거의 저물 준비를 맞추었고, 시계바늘은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표도르와 헨더슨의 경기를 타격-레슬링-그라운드 게임으로 나누어서 간단히 프리뷰하며 세부사항을 짚어보도록 하자. (이후 표도르는 국내 팬들에게 친숙한 이름인 효도르로 명명하도록 하고, 댄 헨더슨은 헨도로 명명하여 진행하겠다.)

1.    타격

효도르에게 있어서 타격이란 처음엔 50%였지만 어느 순간엔 90%가 된 요소라 할 수 있다. 효도르는 동체급에서 매우 작은 사이즈고, 완력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하는 편이 아니다. 다만 효도르에게는 스피드라는 좋은 원재료가 있었고, 이를 자신의 스타일로 살려서 MMA에 적응케 한다. 이고르 보브찬친이 주로 쓰던 MMA 스타일의 오버핸드는 어깨(삼각)을 풀 스윙을 하며 큰 궤도의 펀치를 날리는데 펀치가 적중 거리에 도달할 즈음 손목(혹은 전완)이 안쪽으로 틀어진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독특한 궤도를 가지고 순간적으로 전완의 방향이 틀어지는 만큼 너클파트에서 손등까지가 타격 부위라 볼 수 있다. 약간 불규칙하게 들어가는 경향이 있고, 삼각근이나 전완근에 무리를 크게 주다 보니 후유증이 큰 스타일이기도 하고, 손등, 손가락 등에 부상이 잦기도 하다. 보브찬친은 작은 사이즈였고 스탠딩 스타일로 제 자리에서 오버핸드를 던지는 스타일이었다면 효도르는 이보다는 진일보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효도르는 자신이 선호하는 삼보+유도식 테이크다운 스타일을 타격과 결합했는데, 중거리 대치 상황에서 타겟팅을 완성한 뒤 오버핸드를 던지면서 클린치 상황을 완성하여 테이크다운을 들어가는 것이 핵심이다. 이 스타일로 효도르는 꽤 많은 재미를 보았고, 노게이라와의 2차전까지는 확실히 타격전을 클린치 후 테이크다운하여 그라운드로 들어가기 위한 수단형식으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러한 스타일은 노게이라 3차전에서 많은 변화가 생기게 되는데, 노게이라 2차전에서 그라운드 게임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면서 결국 무효처리가 된 뒤 열린 3차전에서 효도르는 철저한 스탠딩 플랜을 들고 나온다. 노게이라 역시 KO파워가 없을 뿐 복싱 테크닉은 당시 동체급에서 높은 레벨에 속했기 때문에 이 경험이 이후까지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한다. 이후 크로캅과의 경기에서 크로캅을 그라운드로 끌고 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스탠딩에서 압박하는 전략을 들고 나오면서 한번 더 타격의 레벨과 비중이 올라가게 된다. 이후의 대다수의 경기에서 변수가 없는 한 효도르는 경기 전략의 우선순위를 타격에 두게 된다. 이 당시부터 효도르가 MMA형 오버핸드 뿐 아니라 다른 펀치들을 다양히 탑재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노게이라 3차전-크로캅 전을 거치면서 효도르의 타격이 진화한 부분은 좀 더 자신의 스피드를 콤비블로우로 능숙하게 활용하게 된 점이다. 이 전에는 그야말로 붕붕훅의 연속이었다. 이후에도 그런 경우가 많긴 했지만 이전보다는 확실히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경우도 많아졌다. 오버 핸드 사이로 깔끔한 펀치를 시도하는 모습도 보였고, 알롭스키 전에서는 다양하게 거리를 잡아가며 타격 활로를 기존과 다르게 풀어보려는 시도도 했다. 물론 그것은 대다수가 무위에 그쳤지만, 기존의 타격 스타일과 다른 면을 조금이나마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분명 칭찬할만한 일이다.

효도르의 타격의 핵심은 스피드다. 크게 직선형으로 이동하며 전체중을 싣는 오버핸드와 스트라이크 포스 데뷔 후에는 상대를 펜스로 몰아넣고 플러리를 던지면서 테이크다운을 시도한다거나, 가드 안을 뚫으려는 시도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효도르의 타격의 핵심은 스피드 +  mma식 오버핸드형  체중이동 + 정확도 다. 효도르는 잽을 시도하지 않는 대신 펀칭 거리 내에서 쉴새없이 손을 움직이며 상대와의 거리를 타겟팅하고, 거리가 잡힌 것에 확신을 가지면 빠른 속도로 펀치를 시도한다. 여기에서 효도르의 타격이 가지는 스윙형 전신 체중이동이란 뒷발에서 앞발로 체중을 크게 밀어주면서 혹은 제자리에서 앞발을 힘의 축으로 뒷발을 살짝 들어주며 그야말로 어깨를 풀 스윙하면서 궤도를 크게 잡아서 상대의 사각으로 뻗은 뒤에 전완을 틀어서 손등과 너클파트를 상대의 안면에 적중시키는 체중이동을 하는 스타일을 말한다. 대충 필자가 이 글을 위해 명명해둔 표현이라 보시면 되겠다. 이 공격은 제자리에서 할 때에는 완전히 상대의 사각에서 펀치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고, 전진하면서 할 때에는 펀치의 적중 여부를 떠나서 상대가 움찔하는 반응을 보이는 사이 신속한 클린치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 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으로는 가드가 단단하고, 헤드슬립이 뛰어난 선수들을 흔들기는 역부족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효도르의 펀칭 스타일보다 펀치 디펜스가 좀 더 흥미롭다고 생각하는데, 그의 펀치 스타일은 오버핸드를 제외하면 그리 특별할 것이 없고 심지어 빠르다고 하는 핸드스피드도 체급 내에서 사이즈가 가장 작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에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한 면이 있는 반면, 그의 펀치 디펜스는 확실히 좋은 레벨이라는 점에서 다시 한번 분석하면서도 놀랐다. 아마도 후지타 카즈유키전에서 럭키성 펀치를 맞고 그로기에 빠진 경험을 겪은 이후로 오펜스만큼이나 디펜스를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전에만 해도 동작 자체가 상체를 숙이며 펀치를 크게 던지는 오버핸드를 주무기로 썼으므로 디펜스에 크게 거리낄 것이 없다가 사각에서 튀어나온 럭키 펀치에 아찔한 순간을 겪었으니 당연히 개선이 된 것이 아닌가 한다. 효도르의 펀치 디펜스는 디테일한 헤드슬립 동작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칙 콩고와 경기한 이후 케인 벨라스케즈도 이 부분이 매우 발전하였는데 아무래도 크게 한번 맞고 나면 깨닫는 바가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평소에 헤드웍이 잦은 편은 아니지만 우선 상대의 가시 거리 안에서는 짧은 디테일한 헤드슬립을 살려서 좌우로 회피를 시도하거나, 스웨이 하여 펀치의 궤도 밖으로 벗어나는 경우도 존재하는데 이를 잘 보여준 경기가 알롭스키 전이라 할 수 있겠다. 대부분의 펀치를 매우 빠르고 깔끔하게 슬립 혹은 스웨이로 피해냈다.

변칙적인 타격 스타일은 결국 가장 정직한 기본기 탄탄한 선수가 전략을 틈 없이 짜고 가드를 단단히 굳히고 나오며 자기 거리를 신중히 유지할 때 위기를 맞는다. 나심 하메드는 바레라에게, 로이 존스 주니어는 안토니오 타버와 글렌 존슨에게, 역사상 가장 빠른 단발 카운터를 자랑하는 슈퍼 스피드 스타 잽 주다는 코스타 추에게 그렇게 무기력하게 무너져내린 바 있다. 효도르의 타격은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을 잘 갈고닦은 선수에게 큰 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 알롭스키는 프레디 로치의 밑에서 복싱을 갈고 닦으며 효도르의 변칙적 타격 스타일에 대한 대비책으로 단단한 가드, 클린치 거리에서 빨리 탈출하여 중거리를 유지하는 전략을 택했고 안토니오 실바는 기본적 맷집이 있기 때문에 가드 잘 잠그고 힘싸움에서 앞서면서 체중차를 이용한 프레싱을 주는 전략을 택했다. 두 선수의 전략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고 효도르의 공격 대다수는 무위에 그쳤다. 이전에 타격전에서 앞서던 장면들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브렛 로저스의 경우는 안토니오 실바의 전략을 먼저 실행했다기보다는 본인이 효도르의 기세 앞에 기가 눌려서 가드를 굳히고 있었고, 맷집과 파워차이가 존재하였기 때문에 타격전에서 선전한 케이스라고 본다. 딱히 작전을 잘 짜서 효도르를 위협했던 케이스라 보기는 힘들다.





효도르의 장점은 스피드지만 결국 그 스피드를 활용하는 방법이 정석적인 스타일이 아니라 극단의 변칙인데 그 변칙의 구성은 매우 단순하기 때문에 결국 핵심을 읽히면 그 뒤에 무엇이 나올지에 대해서는 예상이 어렵지 않고, 현재 효도르의 스탠딩 패턴은 대부분 드러나 있는 상태라 볼 수 있다. 따라서 효도르는 지금 이 경기에서도 기존과 같은 스타일의 타격을 들고 나온다면 헨도에게 엄청난 재미를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댄 헨더슨의 타격은 우연히도 효도르의 스타일과 통하는 부분이 있다. 놀라울정도로 닮은 구석도 존재한다. 하지만 분명 다른 점이 더 많다. 턱 아래에 라이트 가드를 붙이고, 레프트는 먼저 일발 장전된 상태에서 전진하면서 차근차근 전진한다. 시계방향으로 상대를 몰고가며, 점점 중거리에서 로우킥과 가벼운 잽 등의 시도로 시선을 분산시킨다. 점차 거리를 좁혀가며 상대에게 인사이드 로우킥을 계속 던져서 상대의 시선이 위 아래에서 집중이 안되는 순간, 헨더슨의 턱에 걸려있던 라이트는 큰 궤적을 그리며 턱으로 날아가서 붐! 그리고 상대는 쓰러진다. 이것이 헨더슨의 기본적인 타격 스타일이다. 스트레이트나 잽을 중요시하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중거리에서나 근거리에서나 주로 믿는 건 훅, 근거리에서는 그나마 궤도가 좀 작고, 중거리에서는 궤도가 크며 단발성으로 나오는 경우가 잦다. 헨더슨의 대포동 펀치 역시 효도르와 같은 오버핸드 계열의 펀치라 할 수 있는데, 효도르나 이고르 보브찬친의 경우 확실하게 전완을 틀어주며 적중시키는 반면 헨더슨은 부메랑 같은 궤적을 그리며 떨어진다. 효도르-보브찬친의 오버핸드가 궤도가 커서 높이의 개념보다 너비의 개념, 멀리서 관자노리 쪽을 향해서 떨어지는 펀치라면, 헨더슨의 오버핸드는 쥐불놀이 할 때 어깨를 수직으로 풀 스윙하듯 높이 올라갔다가 45도 각도로 가드 위로 떨어져서 턱으로 꽂히는 스타일이라 볼 수 있겠다. 따라서 효도르는 자신의 파워의 부족함을 스피드로 멀리서 뒤틀면서 파워를 배가시켜서 급소부위에 적중시켜서 보완하고, 헨도는 자신의 파워를 극대화하여 일발 필살의 무기로 만들었다고 보면 되겠다.



효도르의 오버핸드는 최대한 상대의 사각에서 들어온다는 점에서 상대에게 예상치 못한 공격을 맞게 됨으로써 큰 대미지를 주게 되고, 헨더슨의 오버핸드는 풀 스윙하여 정점의 높이에서 45도 각도로 가드 위로 떨어지므로 알고 맞든 모르고 맞게 되든 치명적인 대미지를 입게 된다.

헨도의 타격을 완성시켜주는 중요한 요소는 맷집에 있다. 헨도는 사실 스트라이킹 테크닉이 높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선수다. 펀치 허용도 잦고, 펀치 테크닉이 좋냐하면 그것은 절대 아니다. 테크닉적인 측면에서는 정석적인 복싱을 구사하지 않고 다소 단순한 변칙 펀칭 디자인을 가진 효도르에 비해서도 매우 저렴한 것이 헨도의 스트라이킹 테크닉이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눌러뜨리고 상대들이 헨도의 압박에 기가 질리는 것은 헨도가 스탠딩에서 라이트 가드를 턱에 붙이고 턱을 단단히 걸어잠근채로 상대의 공격에 상관없이 자신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인사이드 로우킥과 잽 등의 견제타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오버핸드 타이밍을 종잡을 수 없게 몰아넣는 스타일 때문이다. 한 라운드에 수십번씩 터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정확도가 핀포인트 수준도 아니지만 단 한번 정확한 타이밍을 잡으면, 누구든 바로 KO 될 수 있다. 이제까지 그렇게 무식하게 맞고도 제대로 살아남은 선수는 손에 꼽힐만하다. 대표적인 선수로 쉴즈를 들 수 있는데, 정말 미스테리다. 어쩜 그렇게 강철턱인지.. 인사이드에서 싸울 때에는 양 훅을 끊어주면서 던져주는데 이 또한 파워가 만만치 않다.



헨더슨은 상대들과의 거리에서 후진을 하지 않는 편이다. 꼿꼿히 세운 턱과 턱에 붙은 라이트가 떨어지는 순간 상대에게는 가장 위기가 찾아오기 때문에 상대는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고 싶어하지만 헨더슨은 그럴 기회를 주지 않고 계속 거리를 다가오며 압박하게 되고, 상대는 헨더슨의 리듬에 말리기 시작한다. 헨도가 가장 무서운 이유는 이 점이라 볼 수 있겠다.

돌아와서 헨도의 타격의 약점을 몇가지 짚어보자. 첫번째는 원패턴이라는 점이다.전체적으로 후진이 없는 전진 기어, 시계방향으로 주로 돌면서 인사이드 킥, 가벼운 거리용 잽, 오버핸드 정도에 어쩌다가 예상치 못한 공격을 하긴 하는데 그게 빈번한 수준은 아니라 큰 의미는 없기 때문에 사실상 효도르의 오버핸드 전략처럼 다양치 못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두번째로는 스텝이 빠른 편은 아니라는 것. 효도르는 스텝이 빠른 축에 속하고 헨도를 상대하는 동안에도 상대적 속도감은 딱히 밀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 따라서 효도르가 만에 하나 미사키가 써먹은 아웃파이팅을 한다면(근데 이건 효도르랑 스타일이 너무 안맞다.) 헨도 입장에서도 꽤 상대하기가 껄끄러울 수 있다. 그 외에 턱이 안들리고 라이트 가드가 잘 붙어있고 부지런히 움직이지만 그렇다고 가드가 철벽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 경기 중 간간히 좋은 펀치를 잘 허용함에도 맷집으로 밀고 들어오는 성향이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엔 맷집이 좋은 헨도도 효도르의 펀치 중 핀포인트에 가까운 펀치를 치명적 부위에 맞게 된다면 충분히 첫 KO 패를 당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헨도는 하나의 타격 베이스를 완전히 잘 장착했던 선수들에게 유난히 타격전에서 위기를 보이곤 했다. 이는 헨도의 타격 또한 효도르처럼 변칙적인 단발성 공격에 기대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라 볼 수 있다.

두 선수의 타격 스타일과 장 단점에 대해서 간단한 분석을 해 보았는데 경기 양상에 핵심이 되는 키를 하나 언급하고자 한다. 효도르는 가지지 못했고, 헨더슨은 누구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일까. 아마 아실만한 분들은 다 아실 가능성이 높다. 바로 스탠딩 개비기, 펜스 개빔질 등으로 요약되는 링이 아닌 헥사곤 혹은 옥타곤에서 싸워야 하는 양 선수로써는 이 무대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승부의 키가 갈릴 수 있다고 본다. 여기에서 헨도에게서 무한한 장점이 생긴다. 헨도는 링에서보다 펜스에서 강하다. 상대를 천천히 서클링하면서 펜스로 몰아서 수 없이 압박해보았고, 실제 비스핑-쉴즈-페이자오-소브랄 등 많은 선수들이 스탠딩에서 실신하거나 할 뻔 했다. 단순히 펜스로 몰아서 오버핸드를 꽃는 것이 아니다. 헨더슨의 옥타곤-헥사곤 공간 활용능력은 매우 훌륭하다.


우선 펜스에서는 링에서는  시도 하지 않던 슈퍼맨 펀치나 오버핸드식이 아닌 직선형 펀치를 내주며 펜스에 밀착시켜서 클린치 후 두들기거나 테이크다운하는 등의 헨더슨의 새로운 패턴이 존재한다. 헨도의 펜스를 쓰는 전략은 효도르보다 우위에 있고, 여기에서 헨도는 전략적 측면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다. 효도르는 스트라이크 포스에 온 이후에도 링에서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 오버핸드를 두드리며 몰아서 클린치 후 테이크다운하는 전략이나 타겟팅하고 번개같은 단발 혹은 단발 + 테이크다운 시도를 반복했고 이는 결국 안실전에서 제대로 발목을 잡히게 되었다. 전체적인 사이즈 차이와 기량차가 1차적 패인이라고 친다면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전략이라는 요소가 효도르-안실에서의 2차적 패인이라 할 수 있다. 효도르는 훈련캠프에 변화를 주거나 하기보다는 네덜란드로의 전지훈련 등 기존의 타격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했는데 이것이 과연 자신의 타격과 타격에 연계되는 전략이 가장 효율적으로 완성되던 링이 아닌 헥사곤에서 많은 도움이 될지는 아직 의구심이 든다.

이제 경기의 양상을 예상해보자.

두 선수는 모두 압박에 능한 스타일이다. 심지어 둘 다 오버핸드에 이은 클린치 스타일마저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효도르의 오버핸드는 지속적으로 나오지만, 헨도의 오버핸드는 시계방향으로 상대를 돌리면서 가장 적절할만한 타이밍을 노려서 시도한다. 헨도의 오버핸드가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싶으면 오버핸드를 통한 KO보다는 클린치 교착 상황을 만들고 싶은 것이라 보아도 무방할만큼 KO를 위한 일격 필살의 무기로써는 차분하게 활용한다.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순간의 선택이 많은 것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묻지마 H-밤 보다는 장고 끝에 나오는 H-밤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 선수가 모두 비슷한 스타일의 오버핸드를 가진 만큼 아마도 두 가지 정도의 장면이 더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핸더슨은 반실과 경기할 때 인사이드에서 치고 받았던 그림처럼 훅 연타를 시도하거나 펜스로 밀어붙인 뒤 허리를 압박하며 숏블로 중심의 더티복싱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자신의 짐 “익스트림 커투어”로 독립하며 떠난 랜디 커투어 또한 헨더슨과 오래 훈련을 함께해온 선수임을 잊어서는 안되겠다.

효도르는 자신보다 사이즈가 작은 상대이기 때문에 평소처럼 오버핸드를 쓰기보다는 타겟팅에 이은 훅, 중거리에서의 정밀한 타격을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헨더슨이 앤더슨 실바나 퀸튼 잭슨과 같은 정밀한 무에타이 혹은 복싱 스킬을 보유한 선수들에게 스탠딩에서 아찔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효도르의 타격은 앤더슨 실바의 스타일과는 다소 거리가 있고, 펀치 중심의 공방을 한다는 점에서는 퀸튼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퀸튼과도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퀸튼은 안면을 감싸주는 가드에 가벼운 더킹 혹은 헤드슬립에 매우 능한 선수이며 펀치의 궤적 또한 효도르에 비해서 훨씬 안정적으로 나가는 선수다. 효도르는 퀸튼의 전략을 참고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다만 헨도는 이리 저리 재고 들어올 수 있는 스타일이 아니므로 중거리 대치 상황에서 효도르가 움직이지 않으면 헨도가 먼저 포문을 열게 되어 있다. 어떻게 열든지간에 두 선수의 스타일 상 안면은 노출 될 수 밖에 없고, 이를 노리는 트레이닝을 해왔다면 충분히 손쉽게 헨더슨을 제압할 수도 있다. 실제 공개훈련에서도 (이전에 보았던 공개훈련에서도 오버핸드 스타일의 펀치는 보이지 않았지만) 차분하게 잽과 스트레이트, 그리고 기존의 미트 훈련에서보다 좀 더 좁은 각도로 훅을 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따라서 효도르 또한 기존의 오버핸드 스타일과는 조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두 선수의 스탠딩에서 각자에게 우위가 된다고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효도르 : 스피드, 정확도, 디펜스, (제한된) 다양성

헨더슨 : 파워, 내구성, 압박, 펜스 컨트롤

양 선수가 확고히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있고, 서로의 레벨차이를 계산해볼만큼 큰 차이를 찾기는 힘들다.

10-10 Draw

 2. 레슬링

효도르의 약점으로 취급받는 분야이자, 헨더슨으 가장 큰 강점으로 여겨지는 영역이다. 헨더슨은 조금 과장하여 돌잔치때 어머니 아버지 굴리고 다녔다고 할만큼 코흘리개 시절부터 레슬링을 수련하기 시작했고, 바르셀로나와 애틀랜타 올림픽까지 2번 출전한 경력이 있다. 그 외에 크고 작은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고, 97년에 브라질 오픈 토너먼트라는 프로 mma 무대에 데뷔하여 지금까지 15년을 mma 선수로 활동해왔다. 나이는 40인데, 레슬링 경력도 거의 40줄에 가깝다는 얘기다.



헨도의 클린치 레슬링은 정말 매우 강력하다. 활동 체급 내에서 누구도 완벽히 막아낸 케이스를 찾아보기 힘들다. 효도르는 헤비급에서도 가장 작은 사이즈고, 페이자오 같은 라헤급임에도 헤비급만한 사이즈를 가진 선수에게도 완력 차이에 밀리지 않았다면 분명 효도르로써도 매우 위험할 수밖에 없다.

효도르의 레슬링은 다른 영역에 비해서 다소 밸런스가 취약하다. 오펜스는 타격에 결합된 클린치 레슬링에 치중되어 있고, 디펜스는 좋은 레슬러들을 만나면 여지 없이 테이크다운 되었다. 그라운드로 끌고 가서 끝낼  심산이었을 수도 있지만, 전략 여부를 떠나서 효도르가 그들의 태클을 막지 못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맷 린들랜드와의 경기에서 링줄을 이용한 반칙까지한 굴욕은 아직도 그의 커리어에 태클을 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효도르의 타격 스타일과 클린치 레슬링 스타일, 체중을 받아서 역으로 뒤집는 스타일이 모두 잘 살아 있는 대표적 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효도르의 클린치 테이크다운 스타일은 삼비스트의 베이스에 유도가 조합되며 완성된 케이스다. 단순한 클린치에서 테이크다운시키기에는 자신의 완력이 헤비급에서 자신보다 큰 선수들에게는 통하기 쉽지 않았으므로 타격과의 조합을 통해서 밸런스를 무너뜨린 뒤 유도식 덧걸이나 후리기와 같은 무게중심을 무너뜨리는 동작들을 결합함으로써 완성된다. 헨더슨이 가장 잘하는 클린치 레슬링 또한 이와 비슷한데 차이가 있다면 헨더슨은 랜디커투어와 함께 팀 퀘스트에서 레슬러들의 MMA 맞춤 전략을 세운 산 증인이 된 만큼 레슬러들의 더티복싱, 펜스 개비기를 활용하면서 넘긴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효도르는 타격에서 연계하며 최대한 빨리 넘긴다면, 헨더슨은 타격전을 하며 펜스로 몰아서 여유있게 더티복싱을 하면서 클린치 테이크다운을 시도한다는 점 정도를 차이로 들어볼 수 있겠다.


상황에 따라 헨더슨도 단발 오버핸드에 이어서 바로 테이크다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지만, 두 유형을 모두 능수능란하게 구사한다, 이는 효도르에게는 꽤나 위협이 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레슬링 영역에서 효도르는 체중차와 파워라는 우위점을 가지고, 헨더슨은 테크닉과 더티복싱 연계라는 우위점은 가진다. 헨더슨의 나이는 40이고 적지 않은 나이이므로 초반에 유리하더라도 후반에 먼저 지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헨더슨으로써는 매우 신중하게 페이스를 조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0-10 Draw

 3. 그라운드 게임

삼비스트인 효도르의 그래플링은 서브미션 시도에 치중되어 있고, 서브미션 시도가 무리하여 포지셔닝을 무너뜨리는 경우가 많다. 기존의 경기에서도 노게이라와의 1차전에서는 완승을 거두었으나, 2차전부터 재미를 못보았다는 점, 헌트에게 서브미션 캐치를 하고 사전 차단을 하지 못했다는 점, 베우둠에게서 그라운드로 들어가자마자 서브미션 패했다거나 하는 등 여러 문제점을 노출했다.




체중차가 심했던 안토니오 실바와의 경기에서는 완력싸움에서는 아무것도 해보질 못하면서 그라운드에서 더더욱 힘을 쓰질 못했다. 효도르의 그래플링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자신이 바텀에 깔렸을 때 탑을 점유한 상대가 그래플링의 이해도가 뛰어날 경우부터는 움직임이 매우 비효율적이고 위험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안토니오 실바와의 2라운드에서도 실바가 풀마운트에서 파운딩을 찍어대자 궁여지책으로 백을 내주었다. 그리고 효도르의 서브미션은 암바와 길로틴, 그리고 그 이름도 찬란한 RN신! 세가지를 주로 시도하는데 현재로써는 이러한 스타일의 서브미션 시도는 효율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실제 수준 높은 그래플링 레벨을 가진 선수와 그래플링 게임을 해본 경우가 극히 드문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보고 있다.

헨더슨의 그라운드 전략은 완력을 통한 압박, 그 와중에도 상대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없도록 틈 없이 눌러주며 파운딩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서브미션에 대한 이해도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비록 디테일한 움직임이나 서브미션 시도나 활발한 가드패스 등의 스킬적인 부분에서는 주짓떼로들에 비해 밀리는 면이 있지만 히카르도 아로나와 박빙의 승부를 펼쳤고 소브랄을 두번 제압하였으며 후지마르 팔라레스 또한 제압했다. 무릴로 부스타만테와도 좋은 승부를 펼치며 승리했고, 비토 벨포트와도 좋은 승부를 펼쳤다. 그가 제이크 쉴즈-노게이라 브라더스에게 패배한 것은 분명 사실이지만 위에 언급한 아로나, 소브랄, 팔라레스, 부스타만테 등의 높은 수준의 그래플링 레벨을 가진 선수들과 좋은 경기를 펼치고 승리도 했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단편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음을 알 수 있다.

효도르는 그라운드에서 파운딩과 서브미션을 시도하며 헨도는 철저히 파운딩과 강력한 완력형 압박을 하므로 두 선수의 그라운드 전개 스타일은 같은 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풀어나가는 방식이 다르다 볼 수 있다. 서브미션에 대해서는 효도르가 앞서지만 두 선수 모두 수준 이상의 그래플링이라고 보았을 때 하위 포지션에서의 대처 능력은 헨더슨이 훨씬 좋다 할 수 있다. 효도르는 그라운드에 대해서 무지한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된 그래플링 게임을 해보지도 않은 반면 헨도는 그런 상황을 맞이하여 대부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선수가 각자의 스타일과 경험에 따른 장단점을 나누어 가졌다 볼 수 있겠다.

10-10 Draw

 4. 약점

전통적인 파워와 스피드의 대결에서 승자는 누구인가. 프레디 로치는 말했다. Speed kills everything. 경기가 타격전으로 흐른다면 초반에는 파워를 앞세우는 측이 유리할 수 있겠지만 경기가 길어질수록 스피드가 좋은 쪽이 라운드를 컨트롤하게 된다. 효도르가 3라운드 내내 자신이 기존에 보여준 스피드를 잃지 않고 움직일 수 있다면, 타격전에서 분명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승기는 효도르 쪽으로 기울게 된다. 헨더슨은 90kg의 라이트헤비급과 80kg대의 미들급에서 더 빠른 선수들과도 경기해보았다. 더 빠른 스피드를 가진 선수들을 상대하면서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스타일의 오버핸드 펀치를 선호하는 선수와 싸운다면, 얘기는 다르다. 헨도는 미들급에서도, 라이트헤비급에서도, 심지어는 이번 경기에서도 빠르지 않을 것이다. 그의 스피드는 스스로의 무기를 가장 잘 풀어놓을 수 있는 정도에 딱 적합한 스피드다. 따라서, 효도르의 스피드가 조금은 더 우위에 있다 볼 수 있다.

반면 초반 치킨 게임에서는 헨도가 훨씬 유리하다. ‘왜냐고 묻지를 마라, 둘 중 하나는 그냥 죽자’고 차로 서로 들이받는 치킨 게임에서 헨도는 핸들을 돌릴 스타일이 아니다. 효도르는 핸들을 돌릴 수 있다. 지면 잃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효도르는 모자란 펀칭 파워를 스피드와 정확도로 보완했지만 헨더슨은 페이자오를 하늘나라로 보내며 자신의 파워가 효도르 정도의 사이즈에게도 크게 문제 없이 통한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효도르는 디펜스가 좋지만 맷집은 좋은 편이 아니다. 후지타 전에서도 이미 드러난 바 있고, 헨더슨은 후지타가 아니다. 한 방이 정확히 꽂히고, 위기가 온다면 그 뒤의 시간은 헨도의 것이 된다. 따라서 효도르는 초반 치킨 게임 자체를 피하고 자신의 최선의 전략을 모두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필자는 효도르의 움직임에 노쇠화의 징후가 보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안실전에서의 패배는 체중차와 기량의 발전이 없었고 펜스에 대한 사용 전략 없이 기존 전략을 그대로 고수한 패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효도르의 스피드는 여전히 유효할 수 있다고 보고, 헨도보다 효도르의 체력이 라운드를 거듭해도 조금 더 나을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따라서 이 영역에서는 효도르에게 아주 미세하게 근소한 우위를 예상한다.

10-9  Fedor

 5. 변수

효도르는 안토니오 실바와의 경기 직후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스캇 코커와 바김 정일켄슈타인의 설득 앞에 은퇴를 번복했다. 필자는 효도르의 멘탈이 과연 얼마나 좋을지에 대해서 확신할 수가 없다. 그가 최선을 다해 싸울 것을 의심치는 않지만, 그의 스타일은 몇 해 전부터 이미 파해법이 제시되었고, 실제 그것을 완벽하게 이행하며 완전한 기량차를 보여준 결과마저 나온 바 있다. 그는 기존에 약점으로 지적받던 훈련 방식에 대한 지적을 받아들이지 않고 타격만을 가다듬는 행보를 보였다. 필자는 이러한 부분에서 효도르의 멘탈과 훈련 방식이 이번 경기에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헨도의 멘탈은 현재 최고다. UFC에서 잭슨과 실바에게 패한 뒤, 후지마르와 프랭클린을 판정으로 제압하고 비스핑의 죽통을 돌린 뒤 스포로 옮겨서 그는 자신보다 확실히 아래로 평가받던 쉴즈에게 위기를 주었지만 완패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은 아직 경쟁력이 있다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결국 소브랄과 페이자오의 영혼을 헥사곤에서 퇴갤시키며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비록 프릭 쇼에 불과하지만 이 경기는 분명 헨도의 커리어에서 가장 빅 네임과의 경기이기도 하다. 헨도가 이기면 모든 것을 얻는다. 하지만 효도르가 지면 모든 것을 잃는다. 헨도에게는 져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러한 점에서 헨도는 지금 효도르보다 훨씬 더 부담 없이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멘탈과 주변 상황 등을 고려해본 결론은, 효도르는 지금 몰락의 한가운데에서 허우적 거리는 상황이고 헨도는 어려움을 겪은 뒤 다시 한번 날개짓을 하고 있다. 잃을 것이 없는 자와 모든 걸 잃는 자의 대결에서는 모든 것을 잃는 자가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효도르는 기존에 자신의 위기설을 의식하는 듯 다운 당한 베우둠에게 그라운드로 달려들다가 손쉽게 서브미션으로 제압당한 바 있다. 헨도가 효도르의 급박한 심리에 맞춘 좋은 전략을 들고 나온다면, 얼마든 헨도에게도 기회는 있다. 헨도는 포기를 모르는 스타일이다. 위기에 몰렸을 때에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진흙탕 싸움으로 가게 된다면 헨더슨에게 더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0-9 Henderson

Decision 49-49 Draw
분석 결과 - 효도르의 2:1 판정승
개인적인 예상 - 헨더슨의 2라운드 펀치-파운딩에 의한 TKO

6. 결언

헨더슨은 결과와 상관 없이 좀 더 지켜보고 싶다. 앞으로 2-3년 정도는 아직 더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엇이 되었든 결과가 어찌되든 이번 경기는 효도르의 남은 커리어를 결정한다. 필자는 이미 효도르가  헤비급에서 경쟁력을 잃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MMA에서 효도르라는 이름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이커와 그래플러의 대결, 레슬러와 스트라이커의 대결 등의 이종의 대결에 가깝던 시점에 타격이면 타격, 클린치 테이크다운을 통한 레슬링 싸움과 그라운드에서도 나름 많은 서브미션을 따내는 등의 고루 밸런스 잡힌 모습을 보이며 하나의 토탈 패키지로써 밸런스 파이팅의 중요성을 알려준 선구자의 역할을 했다. 비록 프라이드 붕괴 이후의 행보 등 비판 받을 여지는 충분히 존재한다. 필자도 그쪽에 관해서는 효도르에 대한 평가를 매우 좋지 않게 하는 쪽에 속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도르는 분명 밸런스 파이팅의 중요성을 MMA 전반에 인식시켰다는 점, 삼비스트로써 레슬러, 그래플러, 스트라이커들과 모두 좋은 경기를 펼쳤고 가장 중요한 점 중 하나인 재미있는 경기를 펼쳤다는 점에서도 분명 MMA에서 하나의 역사로써 남을 자격이 있는 선수라 생각한다.

많은 국내 MMA 팬들에게 애증의 이름으로 남아 있는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결과가 어찌 되든간에, 이제는 편안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 하시거나 남은 유종의 미를 거두실 수 있기를 바란다.


Got mma? Origin.

* 글이 갤에서도 공지한 것과 같이 늦어지게 된 사유가 생겼지만 생각보다 많이 늦어졌다. 경기 시작 반나절 전에 올리는 프리뷰가 무슨 소용인가 싶었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시간이 없어 다시 한번 되돌아보지 못하여 문맥이 어수선한 점 등에 대해서 양해를 부탁드린다. 다음 프리뷰인 ufc133의 아키야마 vs 비토 벨포트의 프리뷰는 역대 프리뷰 중 가장 장문으로써(이미 글은 모두 완성된 상태로 사진 작업만 남아있다.) 8월 4일 저녁에 업데이트 될 예정이다.

[UFC131]셰인 카윈, 주니어 도스 산토스. 최강의 도전자는 누구인가. MMA PREVIEW & SUBNOTE

UFC 130 에서 라이트 팬들과 매니아 모두에게 가장 크게 기대받고 있는 경기 중 하나는 메인이벤트인 주니어 도스 산토스와 셰인 카윈의 경기다. 이 경기는 향후 헤비급의 판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경기이기 때문에 더더욱 주목을 받게 되는데, 현재 헤비급은 챔피언 케인을 필두로 카윈-산토스 2인이 컨텐더급이라 볼 수 있다. 게실염의 재발로 인해 복귀가 불투명한 레스너의 경우는 제외하였다. 독특한 것은 두 선수가 모두 스트라이커 적인 성향이 짙다는 것인데, 카윈은 NCAA 2부 챔피언 출신의 강력한 레슬링 실력을 기반에 두고 펀치를 내는데 망설임이 없고, 산토스의 경우 노게이라 형제로부터 사사받은 주짓수와 수준급의 테이크다운 디펜스를 기반에 두고 자신의 펀치를 자신감 있게 난타전을 벌이는 성향이다.

이 경기의 승자는 챔피언 케인 벨라스케즈와의 타이틀전으로 직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컨텐더전에 걸맞게 5가지의 항목으로 나누어서 경기 양상을 예상해보고 승자를 예측해보겠다. 각 항목은 타격 - 레슬링 - 그라운드 게임 - 약점 - 변수 로 나뉘게 된다. 비중은 필자가 레슬링과 그라운드 게임에 대해서는 시청도 수준이라 타격 쪽으로 집중되는 점을 양해 부탁드린다. 우선 먼저 각 선수의 간단한 프로필 부터 점검하고 시작하도록 하자.

(원본을 저장해두는 블로그에 포스팅했다가 방송사 로고가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로 설정해 두었음에도 삭제하는 횡포 덕에 급히 재복구하는 글이라 타격 부분은 원본의 6-70% 선까지 복구하였고 이외의 레슬링-그라운드 부분은 원래도 길지 않았지만 매우 짧게 복구하였다는 점도 양해 부탁드린다.)


0. 간략한 프로필


1) 셰인 카윈



2) 주니어 도스 산토스



시작!


이 글에 실리는 모든 사진들의 저작권은 해당 방송사와 단체에 있다는 점과 상업적 전시나 활용을 위한 목적이 아님을 밝혀 둔다.

1.타격

카윈과 산토스 둘 다 펀치를 선호한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하지만 두 선수가 펀치를 활용하는 스타일은 확연히 다르다. 산토스의 경우가 좀 더 복싱에 가까운 전략을 구사한다. 중거리에서는 바디를 적절히 공략해주고, 근거리에서는 난타전을 피하지 않는다. 산토스의 타격의 핵심은 근거리 난타전에 있다. 카윈의 경우 좋은 펀치가 대부분 중거리에서 나온다. 두 선수의 선호 거리가 다른 만큼 이번 경기에서 서로의 거리를 위해 치열하게 움직일 것은 두말 하면 잔소리라 본다. 카윈의 경우 중거리에서의 잽에 이은 스트레이트, 흔히 가장 기본으로 칭하는 원투가 매우 임팩트 있고, 산토스의 경우에는 중거리에서 바디 스트레이트나 잽을 줄곧 잘 활용하는 편이다. 다만 두 선수가 모두 잽이 좋은 타입의 선수는 아니다. 거리를 재고 상대의 움직임을 견제하는 용도로 산토스가 잽을 활용한다면, 카윈은 스트레이트를 위한 리드 펀치로 활용하며 실제 잽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이다.

카윈은 중거리에서 전진하며 잽에 이은 스트레이트로 대부분의 KO를 따냈고, 프랭크 미어와의 경기에서는 펜스로 미어를 몰고 강력한 숏어퍼를 선보인 바 있다. 근거리에서의 훅도 임팩트가 괜찮은 편이고, 숏어퍼도 좋은 편이다. 하지만 카윈을 대표하는 펀치는 단연 스트레이트라 볼 수 있겠다. 이유는 하체에서의 체중이동이나 최소 허리부터 시작되는 파워의 응집 과정이 없이 다소 야매적 성향이 다분한 펀치임에도 불구하고 내구력이 괜찮은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여러번 발생했기 때문이다. 



쓰고 있는 글이 있어서 자세히 쓰기에는 그렇고 펀치력을 만드는 요소를 필자는 < 파워의 응집성(체중이동) +스피드 + 정확도 + 임팩트 > 의 4 요소로 판단하는데 카윈의 펀치는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이라 볼 수 있는 체중의 이동을 거의 거세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임팩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진정으로 놀라운 일이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최고라 생각하는 피지컬 적인 요소를 펀치력에 가장 잘 녹여낸 복서는 토마스 헌즈다. 동체급에서 맞수를 찾아보기 힘든 좋은 스펙을 활용하여 펀치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린 케이스라 보는데 헌즈의 경우 자신의 키와 리치의 이점을 아주 공격적으로 활용한 케이스로써, 회수 혹은 리드 펀치로써 콤비블로우에 연계되는 속도가 마하급인 수준의 잽과 위에서 아래로 수직과 대각선의 사이로 떨어지며 가속거리를 최대한 활용하여 제대로 들어가면 대부분 다리가 풀리던 스트레이트는 그의 성명절기였다. 헌즈의 이러한 펀치는 복싱을 표현하는 단어인 sweet science와 아주 잘 맞아 떨어진다.

어설프지만 타고난 신체스펙의 덕을 보는 선수가 입식에서도 있으니 바로 세미 슐트다. 슐트의 기본적인 펀치력은 보잘 것 없는 수준이라고 보고 있다. 근거리에서 펀치 싸움을 즐기는 선수들과 주먹을 섞을 때 우위를 점하기 보다는 어느정도 정타를 만들고 다시 거리를 만드는 성향이 이를 어느정도 뒷받침한다. 하지만 레이세포와의 경기에서처럼 단발로, 중거리에서 근거리로 오면서 터지는 스트레이트가 인상적인 경우가 많았다. 자신감 있게 들어가던 레이 세포는 내리 꽂듯이 들어간 펀치에 2배의 충격을 받고 실신하여 일어나지 못헀고, 거리를 좁히면서 가드 안으로 찔러넣는 펀치에 바다 하리는 다운을 당했다. 슐트는 좋은 펀치를 가지고 있지만 디테일한 운용능력은 다소 떨어진다. 킥을 활용하는 전략이 좋은 슐트이지만 펀치 싸움에 있어서 슐트를 분석해보면 큰 키와 리치에서 나오는 각도와 가속거리를 통한 파워, 그리고 동스펙 중에서는 단연 으뜸인 스피드가 그를 정상에 설 수 있게 만든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 본다.


카윈의 경우는 이들과도 많이 다르다. 체중 이동의 시작인 캔버스를 박차는 하체의 활용부터 응집성을 극대화하는 허리의 활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카윈의 펀치는 뒷발이 받쳐주는 상태에서 상체만을 활용하며 대부분의 펀치력을 횡배와 삼각-삼두-전완근을 통해서 만들어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이할 정도로 강력한 KO 장면이 줄을 잇는 것은 스트레이트의 경우 대부분 정확히 턱으로 들어가는 좋은 정확도를 갖췄다는 점(그리핀의 경우는 다른 케이스이지만 자신이 들어가던 힘이 역으로 작용하여 앤실의 가볍게 뻗어준 펀치에 턱을 맞고 정줄을 놓아버렸던 케이스를 생각해보자)과 들어가는 순간의 임팩트가 강하다는 점 등으로 그의 강력한 펀치력의 일부 원인을 찾아볼 수 있겠다. 숏어퍼의 경우는 미어와의 경기에서 처음 시작은 레프트 훅으로 시선을 흐트리고 어퍼를 반복하면서 그로기 상태로 만들어낸 장면은 인상 깊었다. 하지만 아직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지배하는 무기가 된다고 보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중거리에서의 잽-스트레이트(어퍼)와 초근거리에서의 숏어퍼를 활용하고, 근거리에서 훅도 간혹 쓰는 편이지만 카윈의 훅은 정확도가 그리 좋질 못하고 경기를 풀어나가는 하나의 장치로써의 역할 정도만을 수행하기 때문에 굳이 분석까지 할 필요는 없다 볼 수 있다.


산토스의 경우 카윈보다는 펀치를 운용하고 조합하는 데에 있어서 앞서고 있다. 산토스는 스트레이트-훅-어퍼를 모두 강력히 잘 구사하는 편인데, 스트레이트의 경우는 중거리에서의 바디를 공략하거나 초근거리에서의 헤드헌팅을 위한 안면을 열게하는 바디샷으로 많이 쓰인다. 어퍼의 경우에는 중거리에서 근거리로 들어가면서 크게 휘두르는 만큼 파워가 굉장히 좋은데, 내구력이 최고 수준은 아닌 베우둠은 어퍼에 완전히 정리되었고 헤비급에서 가장 맷집 좋은 선수 중 하나인 로이 넬슨의 경우에도 어퍼를 맞고 백스텝을 밟으며 산토스에게 쫓기는 굴욕을 보인 바 있다. 근접거리에서 난타전을 벌일 때는 훅을 곧잘 활용하는데, 오픈 블로우 성향이 강하고 다소 펀치의 궤도가 크다는 점은 큰 단점이지만 그만큼 위력은 좋은 편이기도 하다.

산토스는 예비동작 모션이 큰 스타일의 어퍼를 경기 중 자주 시도하는 편인데 강력하긴 하지만 다소 안면이 완벽하게 비어버리는 위단점도 있다. 산토스가 굉장히 공격적인 성향이기 때문에 이러한 공격에 적극적일 뿐 다른 선수들에게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장면이다.



산토스는 킥이 좋은 선수는 아니지만 니킥이 활용 가능한 선수에게는 니킥도 매우 잘 사용하는 편이다. 카윈에게 니킥으로 재미를 볼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으므로 간단히 산토스에게는 좋은 니킥도 있다는 점을 말해두는 정도로 마무리 한다.


카윈에 비해 산토스가 펀치를 운용하는데 있어서 앞서는 것은 공격 옵션의 다양함 뿐만은 아니다. 스피드와 카운터 또한 카윈 보다 우위에 있다. 산토스의 복싱 스타일은 막 휘두르는 수준과는 확실히 거리가 있지만 그렇다고 테크닉을 따지기에는 너무나 큰 각으로 휘두르는 성향이 있다. 이러한 성향은 난타전에서 특히 잘 드러나는데, 이러한 점을 상쇄시켜준 요인이 바로 스피드와 카운터라 볼 수 있다. 산토스는 동체급에서 핸드 스피드가 상당히 좋은 편이며, 스트레이트에서 훅으로,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바디에서 안면으로 펀치의 속성과 타겟팅을 빠르게 변환할 줄 안다. 여기에 카운터를 보는 눈은 확실히 좋은 편이다. 평소에는 펀치를 크게 휘두르는 경향이 있지만, 막상 카운터로 들어가는 펀치는 정확하게 상대의 안면을 가격하는 각도로 나온다는 점도 매우 흥미롭다.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산토스의 복싱 스타일은 다소 위험한 편이라 볼 수 있는데, 이는 펀치가 오픈 블로우로 자주 나가고, 난타전 도중 헤드웍이 거의 없는데 가드 또한 완벽히 열어버리며 크게 펀치를 주고 받는 그의 스타일에서 기인하게 된다. 산토스가 이러한 점에도 불구하고 헤비급에서 다른 선수들을 때려잡으며 이 위치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데에는 그의 단단한 턱과 좋은 멘탈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


미르코 크로캅과의 경기에서도 보면 알 수 있지만 분명 산토스는 크로캅을 잘 압박은 했으되 어느정도의 타이밍까지는 자신도 꽤 많은 정타를 허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황하는 기색 전혀 없이 그저 앞으로만 밀고 들어가며 무식할 정도로 자신을 사냥하려는 듯한 모습에 크로캅은 완전히 기가 빠져버렸다. 넬슨과의 경기에서 산토스의 거품이 드러났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는데, 필자는 산토스의 맷집이 크로캅전에서 생각했던 것보다도 훨씬 좋은 수준인 것을 확인한 경기 정도로 평가한다. 어느정도의 정타를 허용해도 끊임없이 전진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산토스의 경기운영 자체는 매우 터프하며 상대에게는 부담스러운 스타일임은 분명하다.



길버트 아이블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경기가 열리기 전에는 타격가 vs 타격가의 구도로 소개를 하는 분위기였지만 두 선수는 속성이 전혀 다르다. 펀쳐와 키커의 경기라 볼 수 있는데 아이블은 사실 전체적인 스트라이킹의 밸런스가 매우 저질인 선수다. 아이블을 상대로 차분히 들어가서 두들기며 다시 거리를 유지하기를 반복하며 약을 올리고, 펀치로는 상대가 되지 못하는 아이블이 먼저 펀치를 휘두르게 흥분시키면서 KO 장면이 나오기 직전에는 아이블의 하이킥 시도를 가볍게 컷하고 만면에 미소를 띄우며 아이블을 도발하여 큰 움직임이 나오도록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영리한 두뇌도 가졌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 선수의 타격의 단점은 둘 다 안면 가드가 좋지 못하다는 점부터 들어볼 수 있다. 카윈의 경우에는 주 KO 패턴이 원투 스트레이트였고 중거리였다는 점을 감안해서 보더라도 근거리에서의 안면 가드가 매우 저질이다. 카윈의 UFC 데뷔전이었던 크리스챤 웰리치와의 경기에서도 경기 초반 웰리치의 썩 좋지 못한 펀치가 카윈의 안면 근방을 지나가는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그만큼 헤드웍이 없고 고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측면에서 헤드헌팅을 잘하는 산토스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 경기를 거듭해가면서 스텝으로 빠져나오거나 미어전에서 보인 전략적인 움직임 등으로 디펜스의 허술함을 상쇄시켜오기는 하였으나, 카윈의 타격은 그 자체가 오밀조밀하고 치밀하게 완성된 경우가 아니기 때문에 디펜스의 부재는 더욱 뼈아프다 할 수 있다. 



웰리치 전부터 미어전까지 주욱 카윈은 안면의 디펜스가 취약한 편이라는 것을 줄곧 보여주었다. 중거리에서야 리치도 좋고 스텝을 어느정도 활용하니 그렇다 쳐도 근접전에서 특히 강한 산토스에게 안면 가드가 허술한 것은 매우 위험한 점이다.


산토스의 디펜스는 어떠한가, 산토스는 공격 옵션은 다소 다양하다 볼 수 있지만 디펜스의 옵션은 다소 좋지 못한 케이스의 선수라 볼 수 있다. 턱이 들려있으며 가드가 부실하며, 카윈보다는 조금 낫다 할 수 있지만 개찐도찐 수준의 헤드 무브먼트는 그에게도 위험한 요인이 될 수 있다 본다. 개인적으로는 카윈보다는 케인 벨라스케즈가 산토스를 훨씬 더 깔끔하게 타격으로 잡아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유는 세 가지에서 기인한다. 첫 번째는 케인은 학습한 콤비블로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선수이며 펀치를 활용하는 스킬이 약간 떨어질 지언정 개별적인 펀치의 움직임은 좀 더 우위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궤도가 큰 산토스의 펀치를 발전해 나가고 있는 헤드 슬립 디펜스가 대부분 커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세 번째로는 산토스의 멘탈 압박이 케인에게는 별로 유효치 않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여튼간에 산토스의 단점이 지금까지 크게 문제되지 않았던 이유는 상대 선수와의 궁합이 좋았던 점과 산토스의 전진하며 크게 휘두르는 펀치에 상대 선수들의 멘탈에 상당한 압박이 있었던 점 등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산토스의 상대 선수 중 단발 스트레이트가 가장 좋은 케이스인 미르코 크로캅의 경우 탈탈 털리면서도 스트레이트를 몇 번씩 꽂았고, 넬슨의 경우 그 미칠듯한 육감적인 오버핸드 펀치를 산토스의 안면에 적중시키기도 하였다. 크로캅은 다소 산토스의 압박에 고전하였지만, 넬슨은 경기 전체로 보면 호기롭게 치고 받았다 볼 수 있다. 멘탈에 압박을 크게 받지 않은 넬슨이 산토스에게 심하게 압박 당하면서도 가장 큰 어려움을 준 점,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던 타격가인 미르코 크로캅과의 경기에서 자신이 압박을 하면서도 되려 카운터를 꽤 허용했던 점 등은 산토스의 단점을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다. 카윈은 철저히 헤드헌팅에 중점을 둔 스트라이킹을 하는 선수다. 산토스의 좋지 않은 안면 디펜스는 카윈에게 발목을 잡힐 가능성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전체적인 그림은 카윈과 산토스 둘 다 전진하는 그림이지만, 카윈의 경우에는 우선 중거리에서 원투로 포문을 열 것이고 산토스는 늘 하던대로 중거리에서는 바디를 가볍게 간보며 거리를 잡아나가면서 근거리로 몰고갈 것이다. 카윈보다 먼저 근거리로 들어가서 두들겨야 하는 입장은 산토스라고 보고 있기 때문에 산토스가 먼저 움직이며 근거리에서의 공격의 포문을 열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서 카윈의 스트레이트가 반응을 하느냐 그리고 산토스는 그 스트레이트에 반응을 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초살 KO로 경기가 될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일단 근거리에 들어와서 레슬링 싸움을 하지 않는다면 산토스가 우위에 있다. 상대적으로 카윈보다는 산토스가 근거리에서의 펀치의 스킬과 스피드 옵션 모든 점에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이 경기를 굳이 비유해보자면 노지심의 12근 석장과 미야모토 무사시의 이도의 대결에 비유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두 선수가 모두 각자의 거리가 있고, 풀어나가는 방식이 존재하지만 일단 자신의 영역 안에서의 일격필살은 충분히 가능한 선수들이기 때문에, 필자는 그만큼 두 선수가 경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은 신중하리라 보고 있다. 다만 카윈은 아마 2라운드 안에 승부를 보려 할 것이고, 산토스는 그보다 더 끌고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카윈은 괜찮은 것 같은데 산..산토스와 너무 어울리지 않는것 같군요.. 반성합니다..


간단히 정리해보자. 두 선수의 타격을 정리해보면 서로의 우위점을 생각해볼 수 있다.


카윈 : 파워, 단발
산토스 : 테크닉, 스피드, 공격옵션, 카운터

이렇게만 따지고 보면 산토스가 타격에서 우위에 있는 것처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산토스는 들어오다가 스트레이트를 허용하는 성향이 있는 편이고, 이 경기는 헤비급이며 카윈은 현재 헤비급에서 가장 강력한 단발 펀치를 갖춘 선수다. 따라서 순수한 테크닉이나 일부의 관점에서 산토스가 앞서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전체적인 타격에서 산토스가 카윈보다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볼수는 없다.

10-10 DRAW

2.레슬링

카윈은 설명할 필요가 없는 좋은 레슬링 실력을 지녔고 산토스 또한 그동안의 경기에서 꾸준히 테이크다운 시도를 방어하면서 자신의 레슬링이 어느정도 수준에 올라와 있음을 증명하였다. NCAA 2부 챔피언과 좋은 레슬링 디펜스를 갖춘 선수 중에서 누가 우위에 있는가. 당연히 전자다. 카윈의 레슬링은 모자람이 없다. 다만 체력적인 문제가 드러나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산토스에게 그라운드로 말려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카윈은 아마 미어에게 썼던 펜스에서의 전략을 다시 한번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일단 펜스로 몰아붙이면 산토스도 카윈에게 쓸만한 옵션이 많지가 않고 산토스가 역으로 테이크다운을 할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카윈에게는 유리한 전략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카윈이 먼저 시도하다가 산토스에게 제대로 카운터를 맞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없지만, 일단 산토스가 들어오는 타이밍에 맞춰서 카운터를 던지면서 허리를 싸잡아 펜스까지 몰고 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전체적인 레슬링 싸움에 있어서는 카윈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레슬링을 효율적으로 발휘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체력이다. 카윈은 가장 최근의 브록 레스너와의 경기에서 체력 문제를 드러내었고, 이후 수술을 받는 등의 악재를 겪은 뒤에 복귀 전에서 산토스를 만나게 되었다.

따라서 카윈은 분명 산토스에게 레슬링에서 앞서기는 하겠으나 결국 5라운드 전체를 가정하여 살펴보면 큰 우위를 점할 수는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물론 그렇다고 산토스가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그리 예상될만한 일은 아니다. 산토스의 기존 상대들에 비하여 카윈은 분명 월등한 레슬링 실력을 갖추었다는 점에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10-9 카윈

20-19 카윈

3. 그라운드 게임

그라운드 상황에서 누가 더 많은 것을 보여주었는가. 카윈이 조금이나마 앞선다. 카윈은 그 육중한 몸으로 포지션을 전환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있다. 다만 서브미션에 대해서는 다들 아시다시피 레스너에게 굴욕의 탭을 치는 사태를 보인 적이 있다. 산토스는 그라운드 레벨이 기본 이상은 한다는 것을 곤자가 전에서 보여주었다. 아무나 그렇게 일어날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고 산토스가 그라운드에서의 공격적인 포지셔닝이나 서브미션을 보인 적은 전무하다. 따라서, 필자의 두 선수의 그라운드 게임을 바라보는 입장은 두 선수가 모두 탑 포지션에서 강력한 파운딩을 꽂아넣을 수 있느냐에 촛점이 맞춰졌다. 카윈과 산토스가 둘 다 가능하리라는 예상은 한다. 하지만 바텀에서 탑으로, 탑에서 바텀으로 입장이 바뀌는 그림같은 장면이 아니라 처음 시작부터 탑에서 압박하기까지 한 선수가 주도하며 압박하는 그림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론적으로는 둘 다 그라운드에 대한 이해도가 어느정도 존재하며, 카윈의 경우 레스너에게 서브미션을 허용하기는 하였으나 그것을 그래플링 혹은 서브미션 캐치에 대한 몰이해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산토스도 그만큼 아직 제대로 보여준 것이 없으며, 현재 MMA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주짓수 벨트는 큰 의미가 없는 추세가 되어가는 만큼 두 선수의 그라운드 게임에서의 우위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다고 보고 있다.

10-10 DRAW

30-29 카윈

4. 약점

두 선수의 약점은 비슷한 측면이 있다. 타격의 약점인 안면 가드부터, 가장 큰 문제점인 체력까지 둘 다 약점을 노출한 바 있다. 다만 두 선수의 약점은 입장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산토스의 약점은 아직까지 경기에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다소 가정적이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조합의 약점이라면, 카윈의 약점은 이미 발목을 잡힌 전례가 있는 약점이라 볼 수 있다. 거기에 체력적인 문제의 경우 카윈의 적지 않은 나이와 전체적으로 체내 근육량 등을 고려해보면 발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 든다. 산토스는 진흙탕 싸움을 즐기는 넬슨에게 3라운드 동안 기존의 강력함을 보이진 못했을지언정 라운드를 완수하는 체력은 있다는 것은 보여주었지만, 카윈은 레스너와의 1라운드 이후 큰 시체가 되어 서 있던 점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1라운드에 피니시를 하기 위해서 모든 체력을 쏟아버린 것은 다른 경기에서도 그러한 실수를 할 수 있다는 점이라 본다. 개인적으로는 심판이 너무 레스너에게 기회를 준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카윈의 이전 경기에서 그러한 모습이 보였을 적에는 전부 스탑해놓고 슈퍼스타인 레스너에게는 다소 기회를 오래 준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기는 한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스스로 5라운드 경기에서 체력을 방전시킬만큼 1라운드에 다 쏟아버린 것은 분명 그 자체가 문제라 볼 수 있다. 둘 다 비슷하고 뚜렷한 약점이 있지만, 분명 그 약점으로 인해서 커리어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은 것은 카윈이고 더구나 이번 경기는 튠업 매치 없이 수술 이후 복귀 경기다. 카윈이 자신의 약점을 잘 보완하였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다.

10-9 산토스

39-39 DRAW


5. 변수

산토스는 TUF 코치를 수락한 시점부터 이미 레슬러 성향인 레스너와의 대결을 대비하며 카윈과의 경기에 대해서 50%는 대비를 했다 볼 수 있다. 반면 카윈은 강력한 그래플링만 갖추고 있는 에이네모를 상대로 훈련하다가 국내 시간으로 5월 13일에서야 산토스를 상대하는 것으로 확정되었다. 타격 거세형 주짓떼로를 상대로 경기를 준비하는 것과 웰라운더 적인 성향이 강한 스트라이커를 상대로 전략을 짜고 준비하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며 로이 넬슨의 주장처럼 처음부터 예비되어 있던 음모가 아니라면 카윈은 고작 한달도 안되는 시간에 완벽히 산토스를 준비하여야 한다. 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거기에 카윈은 수술 이후 체내의 근매스의 양이 어느정도 줄어들면서 이번 계체량에서 254lb로 통과했다. 지난 레스너 전 등에 비해 11lb(약 5kg) 정도의 차이라고 하지만 그 전에는 265lb를 맞추는 것이었고 이번에는 오히려 그에 못미치게 통과한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파워를제 1의 무기로 사용하는 선수에게 있어서 근매스의 감소는 매우 위험한 일이라 볼 수 있다. 카윈의 체중 감소가 이번 경기에서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예상하기 힘들지만, 현재로써는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이 필자의 입장이다.

전체적으로 큰 문제 없이 순조롭게 경기를 준비해 온 산토스와 달리 카윈은 완전히 다른 성향의 선수로 상대가 교체되고 수술 이후 체중이 감소하는 등의 여러 변수를 겪었고, 기존의 경기에서 보여주던 모습과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 필자는 판단한다.

10-9 산토스

48-49 산토스

6. 결언

두 선수의 타격에 대해서는 산토스가 약간의 우위를 점하고 있고, 레슬링은 카윈이, 그라운드에서는 거의 비등한 수준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이 경기를 좌우하는 키는 양 선수의 안면 가드의 문제점이 초반에 터지느냐와 체력전에서 카윈이 레스너전보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의 여부인데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 카윈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필자의 단순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예상은 카윈이 KO 당하는 그림은 그려지질 않지만 체력적 문제로 인하여 5라운드 끝까지 카윈이 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분석 결과로는 산토스의 승리이지만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산토스가 어퍼나 훅을 시도하며 들어오는 타이밍에 카윈의 잽 타겟팅에 이은 스트레이트가 걸리면서 산토스가 KO 당하는 그림이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다.

이 경기의 승자는 어찌되었든 간에 케인과 맞붙게 될 것이다. 필자는 현대 MMA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력과 레슬링, 밸런스라 생각하는데 이러한 요소를 가장 잘 버무린 중량급 선수가 케인이다. 두루두루 잘하고 체력 좋고 레슬링이 특히 좋은 케인과 카윈 혹은 산토스의 경기가 매우 기대된다. 향후 헤비급의 판도를 뒤바꿀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UFC131의 메인이벤트인 카윈 VS 산토스를 이 글을 읽는 독자 제위 모두 가장 재미나게 보실 수 있기를 바란다.

Total Score : 49-48 주니어 도스 산토스 by TKO ( 개인적인 예상 : 셰인 카윈 by KO in R1/Punch )


PS 1: 야후 이 우라질 새끼들은 어떻게 언급 한번 없이 그렇게 길게 작성해둔 비공개! 포스트를 분명 글 시작지점에 글 안에 있는 사진들의 저작권은 모두 해당 방송사와 이해관계에 있는 단체에 있다는 언급이 있었음에도 그냥 무자비하게 삭제할 수 있는가. 파란 제외하고 2메가까지 움짤 허용해주는 곳이 야후밖에 없어서 이용하긴 하지만 진짜 너무한다. 몇 일에 걸쳐 쓴 글 반나절만에 다시 다 쓰는 게 얼마나 피마르는지 너희도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 아니냐! 한마디 언급이라도 하면 어디가 덧나나!


* PS 2 : 격갤에서 피지컬 트레이닝에 관한 가장 방대하고 깊은 지식을 보유하셨던 분 중 하나이신 효도로프님께서 어제부로 격갤을 떠나신다는 글을 보았다. 부디 빨리 돌아오시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이별은 길고 다시 보지 못할 수도 있기에 이 부족하고 관련도 없는 글을 효도로프님이 앞으로 하시는 일이 모두 잘 되시고 늘 건강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올려본다. 효도로프님, 꼭 또 보도록 해요. 언제나 감사했습니다.


팩맨 모슬리 두줄 평.

1.팩렐루야!



2.모슬리 개새끼야!


[UFC129]완성체에 도달해가는 챔피언 생피에르, 극단적이지만 위험한 도전자 쉴즈. 승자는 누구인가. MMA PREVIEW & SUBNOTE

완성체에 도달해가는 챔피언과 극단적이지만 위험한 도전자가 만났다. 승자는 누구인가.


UFC129의 메인이벤트를 장식할 경기는 MMA파이터로써 가장 이상적인 완전체로 거듭나고 있는 조르쥬 생 피에르와 극단적일 정도로 타격을 거세하고 개빔질을 주요 전략으로 사용하며 웰터와 미들을 넘나들며 많은 활약을 펼쳐온 제이크 쉴즈의 경기다. 대부분은 생피에르의 무난한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사실 필자도 이 의견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다. 하지만 쉴즈는 분명 지금까지 생피에르가 상대해온 도전자들만큼 혹은 그 이상으로 위험한 도전자인 것은 사실이다. 타이틀전이므로 다섯 항목으로 나누어서 살펴보면서 점수를 매겨보도록 한 뒤에, 최종적인 정리와 함께 경기의 양상을 간략히 정리하며 프리뷰를 마무리하겠다. 각 항목은 다음과 같다.

--- 간략한 선수 프로필 ---

(1) 조르쥬 생 피에르



(2) 제이크 쉴즈




1.타격

사실 이들의 타격을 비교하는 것은 딱히 언급할 말이 없다. 그 이유는 생피에르의 타격은 완전체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그에 반해 쉴즈의 타격은 불리 비트 다운에서도 확인되었지만 일반인과 맞붙어도 제대로 제압을 하지 못할만큼 MMA 역사상 가장 저질 타격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팔자의 생각으로는 그레이시 가문이나 비 수련자들 중에서도 저것보다는 더 잘하는 사람이 몇 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이 부분은 아마 생피에르를 중점적으로 기술할 가능성이 높다. 쉴즈에 대해서는 딱히 언급할 게 없다.

일반적으로 MMA에서 베이스로 많이 채택하는 타격계열은 복싱, 무에타이, 킥복싱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이 중 앤더슨 실바가 무에타이와 복싱이 아주 극강의 레벨에 오른 케이스라면, 생피에르는 MMA에 맞추어진 복싱의 정교함이 전체급에서 가장 좋은 케이스 중 하나라 볼 수 있다. 제임스 토니, 오스카 델라 호야, 매니 파퀴아오 등을 코치하며 현재 세계 최고의 복싱 트레이너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프레디 로치 또한 생피에르를 꾸준히 지도하고 있으며 그의 복싱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은 바 있다. 생피에르의 복싱의 핵심을 정리해보도록 하자.

첫 번째는 잽이다. 생피에르의 복싱은 철저히 잽 싸움에 포인트가 맞춰져 있다. 일반적으로 MMA에서 잽을 생피에르 수준으로 활용하는 선수를 보긴 드물다. MMA는 너무나 다양한 공격 옵션이 있기 때문에 굳이 잽을 거리를 중재하고 상대를 압박하며 상대를 끌어내서 카운터를 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며 전체적인 포인트로 가져가는 등 복싱에서의 용도를 100% 활용할 수 없다. 필자의 생각에는 복싱에 비하면 그 활용도는 10%도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MMA의 특성상 당연한 것이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피에르는 MMA에서 가장 스페셜리스트급의 잽을 구사하고, 스탠딩에서 대부분의 과정을 잽으로 완성해낸다. 그의 잽은 빠르고, 안정적이며 던지며 회수되고, 다른 공격과 유연하게 연계된다. 전진하며 리드 펀치로, 상대의 공격에 카운터로, 전체적인 거리를 중용하는 용도로.. 생피에르의 타격에 있어서 잽은 7-80%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을만큼 가장 핵심적인 요소이며, 생피에르는 그에 걸맞는 레벨의 잽을 구사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타격전에서 생피에르의 거리를 제대로 뚫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UFC 124를 살펴보면 생피에르의 잽이 얼마나 무서운 지 알 수 있다. 1라운드 초반부터 코스첵은 극도로 생피에르의 잽을 경계하며 잽 타이밍에 대부분 백스텝으로 회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피에르의 잽은 어느정도 적중이 되었고, 이미 눈가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5라운드 내내 코스첵은 생피에르의 잽을 허용했고, 자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비참한 판정패를 당했다. 혹자는 코스첵이 눈만 안부었더라도 더 화끈한 경기를 펼쳤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다시 붙어도 코스첵은 같은 전략으로 나온다면 생피에르에게 똑같이 말릴 수 밖에 없다. 생피에르의 잽은 코스첵의 눈보다 기민했고, 그의 움직임보다 빨랐다. 맷 세라와의 2차전에서도 생피에르는 거의 타격전을 배제하고 테이크다운 후 그라운드에서 압박하는 전략을 취했지만, 드문드문 나오는 타격전에서는 1차전의 악몽은 다시는 없다는 듯 거리를 잡고 차분히 잽을 맞춰나갔다. 거기에 세라는 백스텝 하기 바빴다. 전진하면 테이크다운 당했다. 생피에르에게는 중거리도 근거리도 완벽히 자신의 거리이기 때문에, 상대가 생피에르를 이기려 한다면 생피에르에게 넘어가지 않으면서 근거리에서 생피에르보다 좀 더 기민한 움직임을 보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게 가능하다고 해도 생피에를 잡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무서운 인간..

코스첵은 2차전에서 생피에르에게 타격전에서 완전히 말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완벽한 잽을 사용하여 자신의 거리를 완벽히 장악하는 생피에르와의 중거리 싸움을 시도했다는 자체가 코스첵으로써는 잘못된 선택이었다. 그가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승리하고 싶었다면 좀 더 헤드웍을 살리면서 근거리로 들어갔어야 했다. 생피에르의 잽이 좋은 잽이기도 하지만 코스첵은 헤드웍이 그리 좋은  선수가 아니었고 중거리에서 계속 무브먼트를 유지하면서 들어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판국에 중거리에서 대치 상황을 길게 끈다? 거기에 상대가 MMA 역사상 가장 좋은 잽을 구사하는 선수중 하나인 생피에르? 100번 붙어도 같은 전략으로는 100패다. 대부분의 다른 선수들도 생피에르의 잽 거리를 뚫기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그가 MMA에서도 복싱에서와 같이 잽의 용도를 다양히 구현해 낸다는 것, 그리고 어떤 스타일로 어떤 옵션과 연계되든 빠르고 유연하며 안정적이라는 점 때문이라 볼 수 있겠다.  

두 번째는 카운터, 사실상 이 두 가지가 생피에르의 복싱을 완성한다 볼 수 있다. 현대 복싱의 무브먼트의 체계를 완성한 복서라 평가받는 레이 로빈슨과 이를 계승하여 더욱 발전시킨 복서라 일컬어지는 레이 레너드, 두 “슈가”는 상대의 레프트 잽에 가장 기민하게 반응하는 복서였다. 두 복서는 상대를 압박하며 서클링하면서, 거리를 좁히고, 자신의 공격은 맞추되 상대의 공격은 흘리면서 컴비네이션을 얹어버리는 스타일의 세련되게 디자인된 복싱을 선보였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싶었으나 이미 완벽하게 잘 파헤쳐놓고 정리해둔 글이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MMA 칼럼니스트 중 한 분인 이용수님의 블로그에서 “레터럴 무브”로 자세히 소개되어 있으니 참고 바란다.( http://blog.daum.net/vanmandera/12396514) 생피에르의 잽이나 카운터는 이러한 움직임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프레디 로치의 트레이닝을 통해서 기량이 원숙해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프레디 로치는 코스첵과의 2차전을 앞두고 생피에르의 레프트 훅이 코스첵을 KO 시킬 것이라 했다. 그렇게 되지는 못했지만 실제 경기중에 터졌던 생피에르의 레프트 훅은 매우 살벌했고, 이번 쉴즈전에서 아마 중요한 역할을 해낼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피에르의 카운터는 상대의 움직임을 읽으며 함께 반응하여 깔끔히 들어간다. 디테일한 테크닉은 복서들에게 떨어질지언정, 기본적인 펀치 싸움에 대한 이해는 그들과 맞먹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생피에르의 복싱은 MMA에서의 복싱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수준이라 생각한다. 왜인지를 묻는다면 그의 움직임이 로빈슨과 레너드의 움직임을 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스텝을 기민하게 움직이면서 헤드웍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방향을 전환하여 상대의 움직임을 갈피를 못잡도록 유도하며, 자신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적중시키되 상대는 삽질을 하게 만든다. 코스첵이 생피에르와의 경기에서 평소보다 훨씬 자신의 기량을 보이지 못한 것은 그의 눈 부상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고, 진정한 이유는 완벽히 생피에르의 움직임에 있었다. 생피에르는 지속적으로 들어가주며 잽을 노려주고, 코스첵이 들어오려는 타이밍은 완벽히 봉쇄하며 거기에 다시 잽 카운터를 꽂아넣었다. 번번히 코스첵의 펀치는 허공을 가를 수 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서 눈 부상 때문에 거리를 못잡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코스첵의 패배에 본질은 아니다.

한번 생피에르의 부지런했던 움직임을 살펴보고, 코스첵이 튀어나올 때마다 생피에르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차분히 살펴보자. 코스첵의 공격은 완벽히 봉쇄당했다. 그것은 생피에르가 MMA에서 가장 완성된 복싱을 가지고 있는 선수 중 하나이며 그것을 5라운드에 걸쳐서 천천히 풀어내는 선수인 반면 코스첵은 생피에르와 비교하면 거리를 중용하는 정교한 펀치를 갖추지 못하여 근접하여 빅 샷을 만들어내는 것 이외에는 별 다른 뾰족한 수가 없는 전략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코스첵이 타격전에서 특별히 생피에르의 거리를 부술 수 있는 전략을 갖추고 있느냐, 그것은 아니다. 생피에르의 잽을 뚫기 위해서는 생피에르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고, 생피에르의 잽보다 더 빠르게 접근해야 한다. 현재 웰터급에서 그것을 해낼 수 있는 선수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생피에르의 독주는 오래 갈 수 밖에 없다.

거기에 생피에르는 복싱만이 가능한 선수가 아니다. 가라데를 베이스로 한 만큼킥 타이밍과 펀치와의 조합도 상당히 훌륭하며, 킥은 보조수단으로써의 최선을 보여주는 스피드와 파워를 모두 갖추고 있다. 얘기하다보니 빨아주는 표현밖에 없는 듯 싶은데, 뭘 어쩌겠나. 그게 사실인것을..



생피에르는 로우킥-하이킥- 니킥 등의 모든 킥에도 능한 편이며, 단발과 콤비블로우를 모두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선수다. 대부분의 공격 옵션을 두루두루 활용할 수 있으면서 하나로 엮어내어 구사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것은 절대적인 훈련량이 받쳐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천재라는 말이 붙기 전에 그 앞에 반드시 노력이라는 말이 먼저 붙는 생피에르이기 때문에 강력한 레슬링과 그래플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이러한 스트라이킹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

생피에르의 도전자인 쉴즈는 어떨까. 쉴즈는 안타깝게도 타격의 장점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 그의 타격을 생피에르와 비교한다는 것은 전인류적인 범죄다. 이것은 100전 100승의 무적의 MMA 선수가 오로지 셀프가드만으로 승리를 챙겨온 사탄의 범죄와 같은 일이다. 그의 타격은 모든 면에서 특급이다. 특급으로 안좋다. 스피드, 파워, 정확도, 임팩트 어느 면에서도 좋은 점을 찾기 힘들고 펀치, 킥의 옵션을 개개별로 따져보아도 경기를 풀어나가는 기본 자산이 될만한 무기가 없다. 모든 타격의 기본은 체중이동을 스피드 있게 하여 상대의 타점에 임팩트 있게 꽂아넣는 것이다. 쉴즈의 타격은 이를 배신했다. 쉴즈의 킥은 느리고, 파워란 느껴지지 않는다. 펀치는 그저 원렉을 붙잡기 위해서 잠시 거리를 좁히기 위한 수단일 뿐, 어떠한 용도로도 활용되지 않는다. 쉴즈에게 타격이란, 그저 싱글레그 테이크다운을 하기 위하여 거리를 좁히고 타이밍을 보기 위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쉴즈는 99년에 데뷔하여 2011년까지 총 31경기를 뛰었고, 26승을 거두었지만 그중 스탠딩 상황에서 타격에 의한 KO승은 단 2번이었고 1번은 함께 데뷔전이었던 선수에게, 한번은 2006년에 과거 로비 라울러와 UFC에서 재밌는 경기를 펼치다 장렬히 산화했던 스티브 버거에게 거뒀다. 13년간 딱 2번 스탠딩에서 KO승을 거두었는데 그 간격이 99년부터 2006년까지 8년이 걸렸으니 이제 아마 다음 KO는 2013년에 나올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타격의 레벨이나 여러가지 부분에 대해서는 간단히 얘기하자. 첫 번째, 10년 넘게 이바닥을 구른 선수가 맞나? 두 번째, 펀치와 킥에 체중을 하나도 안싣는 훈련이라도 따로 하나?

아마 쉴즈의 스탠딩에서의 유일한 강점을 꼽자면 맷집과 회복력(리커버리)을 들 수 있다. 그는 커리어 내에 꽤 타격이 강한 선수들과 싸워왔고 그것도 80kg대의 체급과 70kg대의 체급을 넘나들며 싸웠고 대부분 승리하였다. 댄 핸더슨, 폴 데일리, 로비 라울러, 카를로스 콘딧, 마틴 캠프만 등의 타격에 능한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도 위기를 허용할지언정 KO패로 이어졌던 경기는 최근엔 없었다. 단 한번 뿐, 그것도 그의 커리어 초창기의 3전째 일어난 일이다.  특히 극강의 라이트 훅을 가지고 라이트헤비급과 미들급 양쪽에서 호쾌한 KO승을 여러번 거둔 바 있는 헨더슨과의 경기에서도 빅 샷을 허용하며 몇 번씩이나 위기에 빠졌었으나 잘 버텨냈다. 라이트헤비급에서 맷집이 좋은 편인 반더레이 실바, 자신보다도 사이즈에서 한참 우위에 있던 페이자오 등도 정줄을 놓을만큼 강력한 훅을 가지고 있던 헨더슨이 정타를 적중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쉴즈가 버텨냈다는 것은 쉴즈의 턱은 굉장히 강력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쉴즈의 내구력과 리커버리는 동체급에서 가장 좋은 케이스 중 하나다. 하지만 디펜스가 병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라운드와 레슬링 싸움의 도움을 받아서 타격 전에서의 모자람을 상쇄시키고 있다. 이것이 과연 생피에르 전에서도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생피에르가 아무리 신중하게 경기한다고 해도, 생피에르는 한번 들어온 기회는 놓치지 않기 때문에 언제든 쉴즈가 골로 갈 수 있는 가능성도 염두해 두어야 하겠다.

생피에르는 매우 신중하다. 맷 세라에게 KO를 당한 이후로 그의 플레이는 매우 신중해졌고, 코스첵과의 경기에서도 확실히 승기를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히 거리를 유지하면서 끝까지 코스첵의 피를 말렸다. 쉴즈의 타격은 수준이하인 것은 사실이나, 그의 내구력은 커리어 초기에 단 한번 문제를 일으켰을 뿐 그 뒤로는 누구를 만나서도 충분히 위기관리가 되었고,  생피에르도 최근 신중한 플레이를 지향하는 것으로 보아 철저히 거리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타격전의 양상은 코스첵 전과 비슷할 것이라 볼 수 있겠다. 생피에르는 거리를 유지하며 잽/더블잽/더블잽-스트레이트/로우킥 등의 효율적인 거리싸움이 가능한 컴비네이션을 활용하여 쉴즈를 압박할 것이고, 쉴즈는 몇 대 던지면서 어떻게든 싱글렉을 잡기 위해서 고군분투 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인 타격전에서는 쉴즈가 정타를 아주 많이 허용하게 될 것이지만, 실제 쉴즈가 TKO 당할 확률이 그리 높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생피에르의 타격이 쉴즈에게 가장 위협적인 이유는 끊임없이 달려들어야만 하는 쉴즈의 입장에서 만약 싱글렉이 먹히지 않고 거리가 벌어질 경우가 반복될 경우 그의 중거리 펀치를 아주 많이 허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코스첵과 마찬가지로 이로 인해서 중-후반부터는 급격한 체력 저하를 겪으며 매우 고전하게 될 가능성도 높다. 쉴즈가 만나본 스트라이커들은 정교한 스타일들이 아니었다. 생피에르는 그들에 비해 훨씬 정교하며, 영민한 선수다.

쉴즈가 맷집과 리커버리가 좋은 선수인 것은 맞지만, 그가 그 맷집과 리커버리를 훌륭히 발휘했던 상대들은 하나같이 전진일변도의 선수들이었다. 댄 핸더슨, 폴 데일리, 로비 라울러는 전진하는 타격을 선호하며, 폴 데일리와 로비 라울러는 강력한 타격가이긴 하나, 거리를 중용하고 효율적으로 상대를 제압하기보다는 난타전을 벌이는 스타일의 타격가이고, 거리 감각이 좋지 못하다. 핸더슨은 자신의 레슬링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전진하며 라이트 훅을 노리는 타입이다. 이들에게는 모두 타격에 당황하거나 위기를 맞았으메도 침착히 대응하며 자신의 플랜을 제대로 전개했다. 하지만 마틴 캠프만와의 경기에서의 쉴즈를 생각해보자. 이 경기에서의 쉴즈는 진정으로 컨텐더에 맞지 않는 수준의 경기를 펼쳤다. 쉴즈의 단일전략인 싱글렉 테이크다운-가드패스 개비기 전략은 초중반 어느정도는 먹혀들었으나 번번히 캠프만이 스탠딩으로 전환해버렸고 캠프만이 스탠딩에서 지속적으로 니킥을 활용해주면서 체력 좋은거로는 둘째가라면 서운하지만 간만의 웰터 경기라 감량을 어렵게 하여 체력이 좋지 않던 쉴즈의 혼을 쏙 빼놓았다. 경기는 쉴즈의 2-1 판정승이었지만, 필자는 무승부 혹은 캠프만의 승리로 보았다. 갓므마의 기사를 참고해보면 더욱 이해가 빠를 듯 하다.(http://gotmma.tistory.com/1621)

쉴즈는 어차피 타격전을 할 의사도 없고 타격이라는 게 의미가 없는 선수라 보기 때문에, 결국 쉴즈의 타격전의 키는 결국 생피에르를 넘기느냐 못넘기느냐인데 어차피 그 부분은 레슬링에서 다룰거고 필자는 쉴즈가 5라운드에 걸쳐서 라운드당 1회 혹은 2라운드당 1회 정도는 거리를 뚫고 테이크다운을 성공할 것이라 본다. 다만 그 전에 쉴즈는 혹독한 댓가를 치루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생피에르는 단순히 들어오는 상대에게 더 강하다.  


10-7 생피에르

2.레슬링

생피에르와 쉴즈 둘 다 레슬링이 좋은 선수다. 다만 생피에르는 대부분의 레슬링 싸움에 능하다. 싱글렉, 더블렉, 클린치 등 어떠한 상황으로도 테이크다운이 가능한 선수다. 오펜스와 디펜스가 어느 하나 손에 안 꼽을 수 없으며, 그가 현재 웰터에서 가장 좋은 레슬러 중 하나라는 것은 코스첵과의 경기에서도 들어났다. 순수한 레슬링으로는 자신을 앞서는 코스첵의 태클을 방어하고 역테이크다운도 성공하고, 5라운드 내내 레슬링 싸움에서도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물론 거기엔 타격의 도움이 크겠지만, 우리는 지금 순수한 레슬링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MMA에서 다른 옵션과 함께 하나의 공격수단으로 쓰이는 레슬링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관점에서 생피에르의 레슬링은 탑레벨에서도 으뜸 수준이라 볼 수 있다.





생피에르는 공격형 & 방어형 테이크다운을 모두 자유자재로 구사하고, 타이밍을 읽고 실행해내는 능력이 기가 막힌 수준에 달했다. 그의 레슬링 테크닉이 어느정도인지는 파이트 매트릭스에서 집계한 분야별 최고의 선수에서 레슬링 부분을 보면 알 수 있다. 80%에 육박하는 성공률에 66회로 확률과 횟수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의 상대들이 강한 레슬링을 가지고 있던 코스첵, 펜, 피치, 휴즈등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더욱 놀라운 일이다.

쉴즈의 얘기를 해보자. 과거 동양무술과 관련한 만화에서 심심찮게 나오던 일화 중 하나가 하나의 초식만을 연마하여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전설이 있다는 내용이다. 아마 붕권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 같다. 물론 그 정도 픽션에 비견할 바는 아니지만 쉴즈의 스타일은 참으로 단순무식하면서도 경이롭다. 타격을 거세하고 다양한 레슬링 전략 중 오로지 싱글렉 테이크다운을, 그것도 대부분 매우 하단으로 들어와서 발목과 무릎 뒤를 잡고 넘기는 스타일 하나로 대부분의 상대를 넘겨온 것은 지루한 것은 지루한 것이고 분명 대단한 일이라 볼 수 있다. 더욱이 쉴즈는 84키로급에서도 대부분의 상대를 넘겨왔다. 분명 쉴즈의 테이크다운 시도는 1라운드당 1회 혹은 2라운드당 1회 정도의 확률로는 성공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쉴즈가 테이크다운은 성공하고 가드패스까지 성공한다 하더라도 이후의 압박능력은 좋지 못하다. 생피에르가 가장 잘하는 것 중 하나가 테이크다운을 당한 뒤에 케이지를 이용하여 일어나며 스탠딩으로 전환하는 것인데, 쉴즈의 테이크다운은 스타일상 펜스 쪽에서 걸리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쉴즈의 테이크다운은 성공할 것이라 보지만, 그 뒤에 아마 손 써볼 틈도 없이 다시 스탠딩으로 전환 될 것이라 예상한다. 아마 예상대로면 한번쯤은 그라운드에서 압박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생피에르는 오펜스 만큼이나 디펜스도 좋은 선수다. 코스첵과의 경기에서는 넘어간 적이 있지만 위기를 맞진 않았었다. 그 외에는 기량이 완성된 시점부터는 사실상 넘어간 일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실제 테이크다운 방어율도 86%이니 사실상 대부분 방어한 것이라 보아도 되겠다. 휴즈에게 패하기 전에만 해도 타격의 비중이 컸고 그 다음이 레슬링이었는데 휴즈에게 패한 직후 웰라운더 스타일로 변화하게 되면서 테이크다운 오펜스도 더욱 강력해진 것 같다.

생피에르의 레슬링은 어떨까. 생피에르는 UFC에서 활동한 이래 85회의 테이크다운을 시도했고 66회 성공했다. 이중 일부는 그의 선수 초창기 시절의 실패한 것이 상당수 포함되고 지금의 생피에르가 완성되기 시작한 시점에 시도한 테이크다운은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성공했다. 동체급에서 가장 좋은 레슬러라 볼 수 있는 조쉬 코스첵에게는 몇번 실패하였으나, 결국 성공했다. 펜스 사용 능력이 탁월한 사례를 코스첵 전의 5라운드에서도 다시 한번 보여주었고, 테이크다운에 필요한 스피드-파워-타이밍의 궁합이 매우 적절하다. 쉴즈의 싱글렉 테이크다운은 테크닉도 테크닉이지만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지독한 그의 근성이 받쳐주고 끊임없이 시도하며 상대를 지치게 만들어서 성공하는 측면이 존재하는 반면, 생피에르의 테이크다운은 그 자체가 굉장히 완성도가 높다. 쉴즈의 싱글렉 테이크다운도 완성도가 나쁘다는 표현은 아니지만, 둘의 레슬링을 비교해보자면 생피에르의 질이 우위에 있다. 쉴즈의 전략은 쉴즈만이 해낼 수 있는 반면, 생피에르의 레슬링은 UFC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이나 활약하게 될 선수들도 모두 본받아야 할만큼 탁월하다.




생피에르의 레슬링은 모든 UFC 선수들에게 필히 연구대상이라 생각한다. 공수가 모두 훌륭하며, 테이크다운 방식에 있어서도 종류를 가리지 않고 먼저 들어가는 것도, 카운터로 들어가는 것도 어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쉴즈의 테이크다운 방식은 우선 잡고 끌고다니며 상대의 진을 빼며 괴롭혀서 테이크다운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생피에르는 대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한 편이다. 쉴즈의 싱글렉을 높게 쳐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필자는 전체적 레슬링의 완성도로 보자면 생피에르가 우위에 있다고 본다.

둘 다 서로를 테이크다운 시킬 수 있다. 그러나 쉴즈는 이미 캠프만 전에서도 케이지에 등을 대고 경기하면서 테이크다운을 성공해도 스탠딩으로 전환당하는 굴욕을 여러번 맛본 바 있다. 쉴즈의 테이크다운 시도는 성공하더라도 무위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고, 생피에르 또한 언제든 쉴즈를 테이크다운 시킬 수 있는 레슬링을 지니고 있다. 생피에르가 간발의 차로 레슬링 싸움에서는 앞서나간다고 본다.

10-9 생피에르

3.그래플링

쉴즈가 아마 생피에르보다 우세한 부분이 있다면 이 부분일 것이다. 생피에르가 무결점 파이터이지만 그가 가드포지션에서의 움직임은 사실 무결점 수준이라 볼 수는 없고, 워낙 스탠딩으로 전환을 잘 유도했기 때문에 크게 지적받지 않았다 보고 있다. 쉴즈의 그래플링은 미들급과 웰터급을 오가며 대부분의 선수들에게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상대선수들이 쉴즈에게 가드패스까지는 허용했다. 이후 쉴즈가 탑 포지션에서 특유의 솜파운딩-부지런히 움직이며 상대를 묶고-서브미션으로 압박을 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는데, 필자는 쉴즈의 그래플링이 생피에르를 압도한다고까지 보지는 않는다. 물론 쉴즈의 그래플링이 허접한데 부풀려졌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가 생피에르와의 그라운드 공방에서 포지션을 넘나들며 다양한 서브미션과 공격적 움직임으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정도다.

댄 헨더슨과 폴 데일리를 제외하고는 쉴즈의 그래플링이 상대를 대단할 정도로 압도하는 인상을 주는 경기는 찾아보기 쉽지 않다. 그가 우선 가드 패스 후에는 탑 포지션 점유를 유지하면서 전체적으로 압박하는 그림을 만들어내는 것은 맞지만,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극강의 주짓떼로들과는 성격이 다른 압박을 한다. 그로 인해서인지 위기를 종종 허용한다거나 내내 탑포지션에서 부지런히 움직였음에도 별 데미지를 주지 못한 경우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카를로스 콘딧에게는 서브미션을 허용당할 뻔 했었고, 콘딧이 스탠딩 전환에도 성공하였으나 스스로 가드 안으로 들어가서 자멸을 맞았다. 오카미 유신과의 경기에서도 꼭 점수를 주어야 한다면 쉴즈에게 주는 게 맞았으나 그렇다고 쉴즈가 크게 앞서가는 그라운드에서의 레벨차를 보여주지도 못했고, 한 수 아래로 평가받았던 캠프만에게도 제대로 대미지를 주지 못했다. 쉴즈가 데미안 마이아가 그라운드에서 상대를 농락하며 절대 상대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괴롭혀주는 레벨차를 보였던 경기는 폴 데일리, 댄 헨더슨 뿐이라 보는데 문제는 폴 데일리는 그라운드 병진 소리를 수 없이 들어온 선수고 댄 헨더슨은 바텀에서의 움직임이 다른 부분에 비해 허접하기로 정평이 나 있는 선수라는 것이다. 테이크다운 후 가드패스를 하고 전체적으로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서브미션으로 연결하는 등의 일련의 움직임은 쉴즈가 생피에르에 비해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생피에르의 타격과 쉴즈의 타격을 비교하는 것만큼 대단한 차이냐? 절대 아니다. 쉴즈의 그래플링은 탑 레벨에 속하는 것은 맞지만, 여러 문제점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생피에르의 그래플링은 꾸준히 발전해오고 있지만 쉴즈와의 경기에서의 키는, 기존에 생피에르가 상대를 테이크다운 시키고 자신이 원하는 포지션에서 상대를 압박할 때와는 다른 문제다. 쉴즈의 테이크다운-가드패스 후 바텀에서 생피에르가 얼마나 영민하게 대처할 수 있을지는 이번 경기를 보아야 직접적으로 답이 나올 것이라 본다. 생피에르가 지금까지 바텀에서도 펜스를 활용해 스탠딩으로 전환을 해버렸기 때문에 쉴즈처럼 끈적끈적하게 탑포지션을 점유하며 어떻게든 빠져나가질 못하도록 유도하는 상대와의 그라운드 공방에서는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확신할 수는 없다. 그러나 생피에르가 기존에 보여준 그래플링들을 통하여 판단해본다면 생피에르가 쉴즈에게 어이없는 서브미션으로 패한다거나 그 물주먹 파운딩에 위기를 맞는다거나 이리 저리 끌려다니며 온갖 포지션에서 관광당하는 일은 보기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객관적인 그래플링 전력에서 쉴즈가 앞서는 것은 확실하다. 따라서 생피에르는 본인이 테이크다운을 하든, 당하든간에 최대한 빨리 스탠딩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라 본다.


9-10 쉴즈



4.약점

최고의 거리 운용능력과 좋은 잽, 좋은 펀치와 킥과의 연계성도 훌륭하며 레슬링 또한 동체급에서 거의 적수를 찾을 수 없고 그래플링 또한 좋은 편인 생피에르와 타격 거세 후싱글렉 테이크다운과 가드패스에 이은 솜파운딩 후 서브미션 연결만이 살길인 쉴즈의 대결에서 약점은 누가 가지고 있는가? 당연히 쉴즈가 가지고 있다. 치명적인 타격부재는 그의 경기 플랜에 B플랜은 존재할 수 없는 스타일로 만들었고, 그래서 그는 언제나 다가가며 바닥과 연계하여 상대의 발목과 무릎을 잡아야 한다. 생피에르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자유롭다. 비록 테이크다운을 당할 지언정 충분히 대처가 가능하고, 자신이 상대를 넘겼을 때의 압박은 매우 강하다. 둘 다 지치지 않는 좋은 체력을 가지고 있으나 쉴즈는 지난 경기에서 다소 급한 감량으로 인한 체력 문제를 노출했다. 지금의 쉴즈에게 적정체급은 웰터보다는 미들급이 맞는 것 같다. 생피에르에게 여러번 잽을 허용하고 레슬링 싸움을 펼치면서 4-5라운드가 되면 체력적으로도 문제점을 노출할 가능성이 있다.

생피에르는 쉴즈를 확연히 앞서는 부분이 존재하고, 뒤쳐지는 부분도 얼마든 경기 중에는 잘 컨트롤 할 수 있지만 쉴즈는 단일 전략이 먹히지 않으면 애초에 승부에서 승리 자체를 장담할 수 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경기는 쉴즈가 오랜 시간 갈고 닦아온 싱글렉 - 가드패스 전략이 과연 MMA의 토탈패키지 파이터를 제압할 수 있느냐에 촛점이 맞추어질 것이고, 필자는 그럴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10-9 생피에르


5.변수

두 선수 다 경기를 앞두고 크게 문제점이나 변화를 노출하지는 않았다. 다만 쉴즈가 지난 캠프만 전에서 다소 불안정한 체력을 보인 점과 펜스 활용을 제대로 할 줄 아는 전략을 짜온 캠프만과의 대결에서 매우 고전했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생피에르에게 좀 더 우세가 점쳐지긴 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라 보고 있다. 차엘 소넨과 훈련을 한 것은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으리라 생각한다. 소넨과 레슬링 훈련이 조금은 될 수도 있겠다. 쉴즈의 소속팀에서 생피에르와 같은 토탈패키지형 파이터는 없다. 그래서 더더욱 쉴즈는 자신의 전략을 가다듬는 것으로 훈련 방향을 잡은 것 같다. 생피에르 또한 쉴즈처럼 단일전략만으로 끈덕지게 달라붙는 스타일의 선수를 상대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독할만큼 강한 체력과 전체적으로 고루 훌륭한 레벨을 갖춘 존 피치를 상대로도 훌륭한 경기를 5라운드 내내 펼쳤고, 이후 펜, 알베스, 하디, 코스첵까지 모두 완벽하게 자신의 흐름 안에 가두며 경기했던 것을 생각해본다면 생피에르에게서도 불안감을 느끼지는 않는다.

10-10 Dr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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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tal Score
타격 10-7 GSP
레슬링 10-9 GSP
그래플링 9-10 Shields
약점 10-9 GSP
변수 10-10 Draw

Total : 49-45 G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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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결언

이 경기는 MMA이기 때문에 가능한 단일전략을 고수하며 커리어를 이어온 선수가 MMA에서 가장 이상적인 선수로 성장했고 더 성장하고 있는 진정한 종합 세트와 같은 선수를 상대로 자신의 전략이 효율적임을 증명할 수 있느냐를 가리는 데에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생피에르가 패한다면 MMA에 대한 애정이 떨어질까 고민일 정도다. 쉴즈는 분명 대단한 선수다. 과거 그래플링에 대한 이해도가 전무하던 선수들이 태반인 시절에 호이스 그레이시가 득을 보며 레전드의 위치에 올란다고 본다면, 쉴즈는 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활동해오며 MMA의 전반적인 부분의 수준이 상향평준화 되고 있는 지금에도 두 체급을 넘나들며 자신의 단일 전략만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어왔고, 2005년부터 지금까지 15연승 중이기도 하다. 분명 대단한 선수임에는 필자도 이견이 없다.

쉴즈가 MMA가 발전하는 과정에 있어서 존재 할 수 있는 하나의 유형을 극단으로 발전시킨 선수라는 것은 인정하지만, GSP에 비하면 그의 파이터로써의 완성도는 극히 떨어진다. 자신보다 한 수 아래의 레벨이거나 그래플링에 대한 이해도가 지금 이 시기에도 볍진 수준인 선수들에게는 서브미션도 많이 땄지만, 자신의 위치에 걸맞는 선수들과의 대결에서는 대부분 제대로 대미지도 주지 못하고 개빔질만 하다가 판정승 한 게 대부분이다. 생피에르가 비록 지금 너무 안전한 컨트롤을 하려고 한다는 비판을 많이 듣기는 하지만, 쉴즈에 비하면 이는 애들 장난 수준에 불과하다. 생피에르는 비록 판정 경기일지라도 경기의 내용은 압도적이었던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KO와 서브미션으로 마무리도 할 줄 아는 선수다. 지금 좀 더 완벽해져가고 있는 과정에서 신중한 컨트롤은 필수적으로 생피에르에게 필요한 것이라 본다.

전체적인 경기양상을 다시 한번 정리해보자면 생피에르가 펜스를 서클링하면서 잽+로우킥 혹은 더블잽에 이은 콤비블로우, 슈퍼맨 펀치 등으로 타격으로 압박하며 기회가 된다면 쉴즈를 더블렉으로 넘겨서 압박하는 전략을 들고 나올 것 같고, 쉴즈는 늘 해오던 대로 하단으로 들어와 싱글렉 테이크다운 후 가드패스로 가서 최대한 오랜 시간 압박하며 포인트를 따는 것을 전략으로 들고 나오게 될 것 같다. 결국 쉴즈의 테이크다운은 성공은 하겠지만 큰 영향 없이 생피에르가 5라운드 내내 타격에서 앞서고 또 본인도 쉴즈를 넘긴 뒤에 압박해주면서 5라운드를 49-46 정도나 50-45 정도로 전원일치판정승을 거두는 것으로 예상해본다. 운이 좋다면 TKO가 나오겠지만 라이트헤비와 미들급을 오가며 강한 펀치력을 보여준 헨더슨도 제대로 정타를 내고도 마무리 짓지 못한 쉴즈를 생피에르가 굳이 무리하며 따라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 보고 있다.

어찌되었든 간에, 이제 이 경기가 생피에르의 승리로 끝나고 나면, 이제 웰터급에서 사실상 생피에르의 적수는 없다. 따라서 이제 진정으로 앤더슨 실바와 생피에르의 드림 매치가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아마 데이나 화이트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성사시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늙었지만 여전히 독한 모슬리, 이 시대의 위대한 복서 팩맨. 승자는 누구인가. BOXING PREVIEW & SUBNOTE

올해 예정된 가장 빅 매치 중 하나, 그러나 가장 욕을 많이 먹은 매치 중 하나. 드디어 코 앞까지 왔다. 이제 팩맨이 복싱 역사에서 상대하면 될 복서는 단 두명이다. 플로이드 메이웨더, 후안 마누엘 마르케즈. 메이웨더와 팩맨의 승부는 현대 복싱의 진정한 NO.1을 가리는 경기이자 동시에 가장 위대한 복서를 가리는 최후의 매치다. 마르케즈는 완성과정에 도달한 팩맨을 유일하게 침몰시킬 뻔한 저력을 보여준 선수였으며, 비록 한번 패했을지언정 그 경기에서마저 팩맨이 우위를 점할 기회를 많이 주지 않았다. 팩맨은 최고로 남기 위해 메이웨더와 붙어야 하며, 자신의 가장 큰 난적인 마르케즈와의 3차전, 이 두 경기로 자신의 커리어를 마무리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메이웨더는 1억 달러를 부르며 몸값을 높이는 플레이를 하며 현재로써는 언제 경기가 성사될 지 알 수 없게 시간을 끌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여러 말이 있지만 1억 달러를 불러서 협의점을 찾겠다는 의지는 알 수 있지만 가급적 좀 빠르게 하였으면 한다. 웨더가 이 시대 최고의 테크니션인 것은 맞지만 또한 그는 슈퍼 스피드 스타다. 끊임없는 훈련, 자기 관리로 타고난 레벨의 스피드를 유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팩맨과 머니가 맞붙는 모습을 보고 싶은 팬들의 마음도 좀 헤아렸으면 한다.

아무튼간에 필자는 마르케즈와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보았으나 팩맨은 모슬리를 택했다. 아마도 팩맨에게 여전히 가장 위협적인 복서는 마르케즈이고, 이미 상대전적 1승 1무로 앞서나가는 상황에 굳이 메이웨더와의 경기만큼이나 리스크가 큰 마르케즈와의 경기는 지금이 최적기가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했나 보다. 이 매치는 팩맨으로써는 이미 이룰 것을 다 이룬 상황에서의 튠업 매치 이상의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그러나 모슬리는 튠업을 위한 상대로써는 다소 위험한 면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모슬리는 그저 solid한 면이 강하게 부각되는 복서이고, 팩맨은 liquid와 solid한 면을 모두 갖추었다. 그래서일까, 필자도 그렇고 대부분은 팩맨의 승리를 예측하고 있다.

모슬리는 단순한 복서다. 좋게 말하면 정직하며, 나쁘게 말하면 한정된 스타일과 플랜을 가졌다. 모슬리 같은 선수는 우선 전진한다. 헐렁하게 잽을 던지고, 라이트를 터뜨리기 위해 계속 상대를 압박하며 주도권을 갖기 위해 애쓴다. 모슬리는 스텝도 좋지 못하다. 결국 이러한 면을 가진 채 전진하다보니 자신과 비슷한 사이즈에서 스피드하고 테크니컬하며 디펜스가 좋은 상대들에게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다. 포레스트의 핵폭탄 같은 펀치를 맞고 캔버스에 떨어지던 그의 모습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그가 그렇게 큰 샷을 허용했던 것은 포레스트가 더 뛰어난 복서라서가 아니었다. 모슬리가 전진하는 복서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필자는 개인적으로는 모슬리보다 포레스트가 더 좋은 복서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학살의 장면은 레벨의 차이로 인해서 터진 것이 아니었다고 본다.)


모슬리는 중거리에서 일직선으로 전진하는 복서에게 강하다. 자신도 전진하지만 자신이 핸드스피드가 우위에 있고 좀 더 많은 펀치를 낼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압박하기 때문이다. 

반면 메이웨더를 보자, 그는 빅 샷을 거의 허용치 않았다. 거리를 중재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철저히 상대의 공격을 숄더롤로 직접 방어하고 더킹-슬립하며 카운터로 조져주며 결국 상대를 들어오게 하여 자신의 기회로 만들고, 자신이 걸어들어가면서도 절대 상대에게 기회를 내주지 않는다. 이런 복서는 자신보다 단발이 더 빠른 선수에게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잽 주다에게도, 모슬리에게도 위기를 겪었던 건 그들이 전체적으로 메이웨더보다 스피드는 떨어지지만 집중력있는 단발 한번은 웨더의 평균 스피드보다 좋았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둘 다 웨더에게 패했다. 주다는 당시 영구였으니 그렇다치고, 모슬리가 왜 졌는지는 경기를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다. 웨더를 상대할 때에는 어느 하나에 기대는 전략을 펼쳐선 안된다. 복싱에 필요한 모든 요소들이 완벽히 결합된 전략을 펼쳐야 한다. 하지만 모슬리는 늘 하던대로, 조져보자! 그리고 망했다. 마가리토를 저세상으로 보내며 급격히 올라갔던 주가는 다시 떨어졌다. 이후 모라전에서는 더 추해졌다.



단순한 공격으로는 메이웨더를 잡을 수 없다. 웨더는 일반적인 공격을 대부분 자신의 영역에서 받아내며 자신의 공격까지 훌륭하게 완성하는 컴플리트 복서다. 슈퍼 컴퓨터를 잡기 위해서는 자신도 슈퍼컴퓨터가 되야 한다. 하지만 모슬리는 늘 하던대로 했고, 그래서 망했다.

팩맨은 최근 어떠했는가. 그는 플라이와 밴텀을 떠난 이후 언제나 이번이 위기다, 이번엔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으나 언제나 그것을 극복해왔고, 드라마틱한 역전극이 아니라 언제나 상대를 압도해왔다. 멕시칸 3인방을 시작으로, 호야-해튼-코토-클로티-마가리토에 이르기까지 팩맨은 언제나 전진하면서도 링 전체를 넓게 쓰고, 스피드로 조져주고 파워에서는 받쳐주며 한석봉이 되어 상대들을 썰어왔다. 팩맨이 가장 무서운 점은 두 가지일 것이다. 그는 존재하는 링의 모든 공간 어디에서나 펀치를 뻗고, 절대 지치지 않는다. 12라운드 내내 그는 상대를 기 빠진 노인네가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펀치로 공경한다. 너무 공경을 크게 받았는지 대부분의 상대들은 라운드 후반에 가서는 자신의 복싱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린다. 그것이 팩맨의 복싱이다.




팩맨은 공격적이다. 하지만 영리하며, 빠르고, 정확하고 타이밍을 보는 눈과 그것을 실행하여 완성할 수 있는 피지컬적 요소를 모두 갖추었다. 모슬리는 이러한 복서는 만나보지 못했다.

단순히 펀치력의 우위로 따지면 팩맨이 불리하다. 모슬리는 걸리면 끝낼 수 있는 위협적인 라이트를 가졌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다. 팩맨은 모슬리를 한참 뛰어넘는 스피드와 15라운드를 뛰어도 될 체력을 가지고, 황소같은 프레싱을 하면서도 모든 각도를 활용하여 펀치를 내주고 필요할 땐 사이드와 백을 모두 적절히 활용하여 인앤아웃을 해주는 영민한 복서라는 것을 말이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팬들과 갬블러들은 팩맨의 승리를 예측한다. 펀치력은 모슬리가 좋을지언정, 복서로써의 완성도는 팩맨이 우위에 있다. 이렇게 되면 펀치력의 차이도 다르게 접근해 보아야 한다.

 상대를 몇 라운드에 걸쳐서 가지고 놀거나, 아예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제대로 기회조차 주지 않고 그로기로 몰고가며 괴롭혀주는 수준의 레벨의 차이라면 그것은 분명 펀치력이 우월하다 볼 수 있다. 모슬리는 마가리토에게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그러나 팩맨과 모슬리 정도의 차이? 팩맨은 최경량급인 플라이 레벨에서 시작하여 밴텀을 뛰어넘어 페더로 올라와 전설의 멕시칸 모랄레스와 바레라를 기죽은 노인네로 만들었다. 슈퍼웰터급에서 자신과 비교도 안되는 사이즈의 마가리토를 12라운드 내내 두들겼다. 웰터에서는 코토가 두들겨맞다 못해 마라톤을 하다 아웃당했고, 스타킹에 출연해볼만한 다이어트 킹 리키 해튼은 2라운드만에 지옥 끝까지 빨려들어갔다가 뱉어져 나와서 코카인을 하다가 전세계적 망신감으로 전락했다. 웨더와의 2차전을 준비하며 그저 자신을 중간 과정으로 생각했던 오스카 델라 호야를 버나드 홉킨스보다 더 잔혹하게 두들겨 패며 은퇴시키고 호빵집 사장님으로 만들어 버렸다. 팩맨은 체급을 올려 웰터급에서 펀치력이 검증된 선수들을 상대로도 전혀 파워에서 밀리지 않으며 경기를 펼쳤다. 따라서 분명 파워는 모슬리가 앞서지만, 그것은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하기는 힘들다고 보아야 한다.



모슬리가 호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빠른 핸드스피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고, 들어가면서 때리고 나가면서 때리고, 전체적으로 호야보다 많은 펀치를 내기 위해 노력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근접전에서는 적극적으로 헤드헌팅을 하며 덜덜 거리는 스텝과 디펜스 무브먼트로 호야의 펀치를 잘 피해갔다. 아마도 모슬리는 이 때가 가장 행복했을 것이다.

반면,




마요르가를 잡으며 늙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메이웨더와의 경기에서 한계가 코 앞임을 보여준 호야는 팩맨과의 경기를 앞두고 무리수를 둔 감량으로 인하여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팩맨은 이와는 상관 없이, 자신 앞에 서 있는 거인을 상대로 미친듯이 레프트를 뻗어가며 호야를 잠식한다. 그야말로 미친듯이, 끝없이, 죽일듯이 잠식한다. 호야는 특히 팩맨의 레프트에 많이 애를 먹었다. 팩맨이 이날 보여준 레프트는, 복싱 역사상 가장 빠르고 아름다운 레프트의 연속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팩맨은 체급을 올리면서도 자신보다 큰 상대들을 주저없이 압박할 수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불가사의하게 발전했을까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오고 가지만  그가 체급을 올리기 이전에 좋은 스피드와 내구성, 그리고 지치지 않는 체력을 갈고 닦아둔것이 큰 힘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더 높은 체급에서의 힘싸움에 밀리지 않기 위해서 파워 향상을 노려야 했던 팩맨에게 스피드나 내구성 체력 그 중 어떤 하나라도 모자란 것이 있었다면 그가 지금 여기까지 오기는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플라이급에서 시작한 팩맨이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상대로 오히려 압박하고 기회를 주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첫째, 파워를 늘리며 스피드를 잃지 않았다는 점. 둘째, 라운드 내내 압도적으로 펀치를 뻗어가며 상대의 움직임을 원천봉쇄한다는 점을 들어볼 수 있다. 이런 기현상은 팩맨 이전엔 본 적이 없다. 혹자는 팩맨의 약물 여부를 의심하는데, 필자는 아니라고 굳게 믿고 있다.

모슬리와 팩맨 모두 서로에게 좋은 상성은 아니다. 팩맨은 비록 지치지 않는 액티비티를 자랑하며 끊임없이 프레싱을 하기 때문에 모슬리가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 제압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그러나, 팩맨은 직진만 하는 선수가 아니다. 좌, 우회전 같은 기본과 유턴하며 고속역주행까지 가능한 슈퍼카라 볼 수 있다. 팩맨 입장에서도 모슬리는 12라운드 내내 두들길 수는 있으나 코토나 클로티 마가리토보다 위험한 선수다. 팩맨은 코토는 결국 TKO 시켰지만 클로티처럼 극도로 가드를 세우고 카운터를 치는 타입이나 마가리토처럼 자신의 내구력을 믿고 안면 방어를 하며 계속 기어들어오는 타입은 KO시키지 못했다. 팩맨의 파워는 상대에게 제압당하지 않고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을 만큼 키워져 있을지언정, 웰터급 이상에서 강한 내구성을 지닌 상대를 캔버스에 눕혀버릴 정도는 아니다. 모슬리는 팩맨의 기존 상대 중에 가장 내구성이 좋은 복서다. 마가리토보다 더 좋다. 거기에 마기리토보다 위험한 무기가 있다.

전체적 경기 양상은 팩맨의 북두신권이 12라운드 내내 소나기처럼 쏟아지며 모슬리를 압박하겠지만, 결국 팩맨에게 좋은 라이트를 적중시킬 것이다. 팩맨이 그것을 견뎌낸다면 모슬리는 그 시점부터는 팩맨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팩맨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은 원투, 잽-스트레이트다. 잽에서 리드미컬하게 이어지는 스트레이트는 코토나 클로티, 마가리토를 상대할 때는 불안치 않았지만 잽이 나오는 순간 카운터를 잘 꽂아내는 모슬리에게 말려든다면 당연히 패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단발로 잽을 칠 때도, 스트레이트를 시도할 때도 이를 주의해야 함은 마찬가지다. 모슬리가 가장 무서운 점은 단발 한방으로 언제든 어떤 상대든 위기에 빠트릴 수 있는 복서라는 것이다. 중거리에서의 잽과 스트레이트는 오히려 모슬리의 라이트 카운터를 내주게 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팩맨과 모슬리의 리치차는 약 20cm. 당연히 잽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팩맨은 철저히 잽은 리드펀치로만 사용하고 단발로써는 활용치 않을 것이다.



팩맨에게 가장 큰 자산 중 하나는 라이트와 레프트가 모두 비등한 속도와 파워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해튼-호야-코토-클로티-마가리토를 비롯한 대부분의 자신보다 큰 사이즈의 상대들과 경기할 때 상대들을 압박할 수 있는 소중한 키가 되었다. 팩맨은 잽에 이어지는 바디-라이트 훅으로 코토에게 첫 다운을 뺏었고, 코토의 레프트 훅에 라이트-레프트 훅으로 받아치며 두번째 다운을 뺏었다.

모슬리는 아마도 바디샷을 계산하고 있는 듯 하다. 팩맨은 커리어 초반 2번의 KO패를 당했는데 둘 다 바디샷으로 인한 KO였고, 최근 마가리토 전에서도 바디를 허용한 이후 아주 잠깐 위험한 장면을 보였었다. 모슬리는 팩맨이 특유의 잽-바디샷-훅으로 이어지는 콤비블로우나 소나기처럼 쏟아내는 펀치세례 후 사이드로 빠져나가는 타이밍을 잡아 바디샷을 치는 훈련을 하는 것이 파이트 캠프에서 보였다. 여기에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모슬리는 바디 블로가 좋은 편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헤드헌팅을 하는 편이고, 바디샷이 좋은 선수들에게는 애를 먹는 모습도 몇번 보였다. 자신보다 작은 상대 중 유일하게 패했던 코토의 바디에도 상당히 애를 먹었다. 팩맨처럼 링 전체를 자신의 공간으로 만들며 스피드로 압박하는 상대에게 좋은 바디 샷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스텝이 좋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더 빨라야 한다. 더 빠르지 않고서는 바디샷은 허공을 번번히 가를 수 밖에 없다. 모슬리의 커리어를 생각해보면 쉽다. 모슬리는 체급을 올려 호야를 만났을 때, 호야의 인사이드로 뛰어들어갔고, 효율적으로 호야를 박스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호야가 발을 잘 써주며 잽으로 아웃박스하려 하자 완벽히 박스당했다. 팩맨은 지금까지 모슬리가 상대해온 상대들 중 가장 빠른 레벨에 속해 있다. 그런 점에서 모슬리의 바디를 노리는 전략은 팩맨에게 큰 영향을 주기는 힘들 것이라 본다.

늙은 모슬리도 메이웨더에게 큰 위기를 맞게 한 적이 있다. 웨더는 어떤 상황에서도 위기를 넘겨왔다. 그것은 웨더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팩맨은 이와는 다른 선수이다. 필자가 좋아하는 복싱 블로거인 한빈님의 블로그에 댓글에 한 분께서 필리핀 현지인에게서 직접 전해들은 이야기를 적은 것을 본 적이 있다. 이를  이야기 해 보아야겠다. 마가리토와 팩맨의 경기에서 팩맨은 12라운드 내내 마가리토를 잘 압박했다. 잠깐의 위기는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팩맨이 완벽히 경기를 만들어냈고, 마가리토는 투쟁하였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팩맨은 링에서 내려와서 혈뇨를 배출했다고 한다. 복부의 그 한방을 링 위에서는 잘 견뎌낸 팩맨이었지만 그가 그러한 위기를 한 두번만 더 맞았더라도 팩맨에겐 훨씬 큰 위기가 찾아왔을 것이다. 모슬리는 마가리토보다 빠르며, 강력한 펀치를 가지고 있다.


마가리토의 베스트 샷이다. 팩맨은 이 위기를 의연히 대처해 나갔지만, 엄청난 대미지를 입었다고 한다. 이 점을 모슬리가 놓치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모슬리의 바디샷이 효율적이냐다. 모슬리의 바디블로는 헤드헌팅을 위한 과정에 불과한 경우가 많았다. 마가리토는 느리고 안면으로 가드할지언정 상대를 몰아넣고 바디를 두들겨 주는 것에 능하다. 하지만 모슬리는 대부분의 공격을 헤드헌팅으로 소화하고, 바디는 부차적으로 활용해 왔다. 이 점이 모슬리의 바디를 노리는 전략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하는 이유다.

팩맨이 마가리토에게서 겪어던 위기를 모슬리에게도 똑같이 허용한다면 팩맨이 위험해지는 것도 충분히 예상가능하다. 아마도 팩맨은 숏 레인지에서 짧은 펀치를 다발적으로 내며 모슬리를 압박하고, 짧은 카운터로 치고 그에 이은 콤비블로우로 모슬리를 견제하려 할 것이다. 모슬리는 여전히 똑같이 전진하며 헐렁하게 잽을 던지고, 뛰어들며 라이트를 쏘고 팩의 리드펀치를 끊는 카운터를 시도할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면 전진하며 위자료 때문에 링 위에서 두들겨 맞아주는 늙은 복서로 전락할 뿐이다. 반대로 이것이 먹힌다면 우리는 세계를 놀라게 한 위대한 필리피노 파퀴아오의 충격적인 패배를 보게 될 것이다. 필자는 팩맨이 압도적인 점수차로 슈가를 셧아웃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위기를 겪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위기를 무사히 잠재우기를 바랄 뿐이다.




위기를 겪기 전이나, 위기를 겪은 후의 팩맨은 동일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빠르고 좋은 단발을 날려주면서, 때로는 가드 사이로, 안면에서 바디로 이어지는 다양한 콤비블로우를 보여주었다. 모슬리에게 위기를 허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팩맨은 아무렇지 않게 의연히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경기 예상을 적다보니 모슬리나 팩맨에게 진정으로 위험한 상대는 따로 있다. 모슬리에게 가장 어려움을 주었던 복서들을 생각해보자. 버논 포레스트, 윙키 라이트,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 미구엘 코토, 오스카 델라 호야. (호야는 1차전에서는 의심할 여지 없이 패했지만 2차전에서는 이겼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코토를 제외한 선수들은 모두 그와 리치가 대등한 레벨에 속했다. 또한 대부분 스피드가 탑 레벨에서 경쟁 가능한 선수들이었다. 메이웨더, 호야의 경우 매우 빠른 복서들이었고 포레스트와 윙키 또한 빠른 복서에 속했다. 포레스트와 윙키에게 모슬리는 반 강간당하는 듯한 레벨 차를 보였다. 포레스트에게는 커리어에서 가장 비참한 패배를, 윙키 전에서는 윙키 특유의 디펜스에 말 그대로, 박스당했다.




모슬리는 언제나 자신보다 크거나 비슷한 사이즈에 가드가 탄탄하고 스피드에서 밀리지 않으며 카운터를 보는 눈이 탁월한 선수들에게 위기를 겪어왔다. 포레스트에게는 저녁식사가 되지 않기 위해 사냥꾼을 피해 도망다니는 토끼처럼 뛰어다녔고, 윙키에게는 호기롭게 덤볐지만 그의 가드를 뚫어보지도 못하고 정타를 계속 허용했다. 하지만 이들은 팩맨이 참고할만한 선수들이 아니다. 팩맨과는 A-Z까지 전체적인 경기운영이 너무나 다른 선수들이다.

코토는 전체적으로 모슬리와 비등비등하게 싸우며,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의 최고 자산인 바디블로와 잽을 끊임없이 활용했다. 그 결과 모슬리를 박스할 수 있었다. 팩맨과 프레디 로치가 가장 많이 참고해야 할 복서는 코토다. 호야와 메이웨더, 포레스트와 윙키의 전략은 팩맨과 맞지 않는다. 팩맨은 끊임없이 프레싱을 하는 선수이고, 이 점에서 위의 다섯 복서 중에서 가장 비슷한 사이즈이고 끊임없이 압박하면서 승리를 거머쥔 코토의 전략을 제외하면 다른 전략들은 팩맨이 참고하기엔 너무나 무리수가 많다. 팩맨은 코토보다 빠르고, 강하며, 지치지 않고, 자유롭다. 거기에 링을 더 넓게 쓸 줄 알며, 경기를 시작을 알리는 벨 소리부터 끝나는 벨 소리가 울릴 때까지 투쟁하는 것을 피하지 않는다. 코토가 모슬리에게 보였던 압박보다, 팩맨이 모슬리를 더 잘 압박하리라 생각한다.





코토는 좋은 잽과, 헤드와 바디를 적절히 배분하여 공략하는 콤비블로우를 여러번 쳐 주었고, 근접전에서 모슬리를 피하지 않았다. 둘 다 매우 훌륭히 링을 컨트롤 하였지만, 약간의 우위로 코토가 경기를 가져갔다고 본다. 팩맨은 코토보다 빠르고, 코토보다 잽과 바디샷은 약할지언정 전체적인 펀치를 묶어서 활용하는 능력은 우위에 있다. 따라서 코토보다 팩맨이 더 모슬리를 잘 압박할 수 있다.

팩맨에게 가장 어려움을 주었던 복서는 두 명이다. 최근 마이다나와의 경기에서 여전히 그가 복서로써의 투쟁심이 남아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근래 가장 아름다운 복싱을 선사해준 에릭 모랄레스와 황혼기에 가장 빛나는 복서, 찬란한 카운터 잡이, 후안 마누엘 마르케즈다. 모랄레스의 전략은 모슬리와 맞지 않다. 모랄레스는 빠른 스피드를 앞세운 컴비네이션으로 상대를 압박하고 위기에서는 미친 척 펀치로 발광을 하는 복서다. 모슬리는 좋은 복서지만 그 당시의 모랄레스처럼 다양하게 선택할 것이 없다. 믿을 것은 라이트 뿐이다. 후안 마누엘 마르케즈는 생각만 해도 설레는 최고의 경기를 2번이나 선사했다. 팩맨의 찬란한 링 위의 역사 속에 가장 어려움을 주었던 복서는 단연 마르케즈다. 심지어는 이번 모슬리와의 경기도 마르케즈를 피하기 위해서 성사된 것이 아니냐는 말도 많았다. 분명 1-2차전 모두 팩맨은 마르케즈를 박스했다. 그러나 다른 경기에서와는 달랐다. 마르케즈는 완성의 시기에 있던 팩맨과 2회 경기를 가졌고 두번 다 팩맨에게 크게 주도권을 뺏기지 않았고, 한번은 무승부, 한번은 스플릿으로 1패를 기록하며 팩맨을 가장 괴롭혔던 복서다. (모랄레스는 완성된 팩맨을 유일하게 완벽하게 박스한 복서다. 물론 2-3차전에서는 완벽하게 당했다.)





모랄레스는 근접전에서 무서울 정도로 집요했다. 팩맨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반드시 공격에는 반격을 하고, 팩맨을 기진맥진하게 만들기 위해서 가진 모든 것을 거침없이 쏟아부었다. 무엇보다 근접한 상황에서 팩맨에게 던지는 펀치가 많았다. 보통은 팩맨의 펀치 세례에 기가 죽는데, 1차전에서의 모랄레스는 더 많은 펀치를 던지기 위해 애를 썼다. 그리고 결국 팩맨을 박스했다.





2차전에서 초-중반을 넘어가면서 팩맨의 압박이 모랄레스의 집중력을 무너뜨렸고, 모랄레스는 점차 근접전에서 손을 제대로 뻗지 못하기 시작했다. 방어하기 급급해졌고, 들어가다가도 팩맨의 펀치에 막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일이 잦아졌다. 결국 모랄레스는 종료의 벨소리를 듣지 못하고 무너졌다.

마르케즈의 복싱의 핵심은 카운터다. 마르케즈는 전진하면서도 투쟁할 줄 아는 복서다. 하지만 그의 진가는 카운터에서 나온다. 그는  중거리에서부터 가드를 좁히고, 대부분의 펀치를 가드 위로 받아내고 슬립하며 함께 난타전을 벌이며 자신이 허용하고 인식할 수 있는 최소한의 펀치만을 받아낸다. 그리고 찰나의 기회를 잡아 카운터를 친다. 마르케즈가 정말 무서운 점은 그는 다운을 당하고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더 강해지는 복서라는 것이다. 팩맨과의 1차전을 생각해보자. 그는 첫 라운드에서 3번의 다운을 허용한다. 이미 그는 완패한 상태였다. 일반적인 복서라면 말이다. 그러나 마르케즈는 12라운드까지 상황을 뒤집어버린다. 3번의 다운을 당한뒤, 그는 오히려 팩맨을 박스해내기 시작한다. 3번의 다운을 허용하였다면 이미 상황은 종결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겠지만, 마르케즈는 그 뒤부터 오히려 더 강해진다.



마르케즈는 분명 1 라운드에 이미 팩맨에게 끝난 상황이었다. 그의 정신이 살아있을 지언정, 1라운드에 3번의 다운을 허용하고도 마지막 라운드까지 오히려 더 크게 압박할 수 있는 선수는 보통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마르케즈라면 가능하다.



2차전에서도 흐름은 마찬가지였다. 먼저 들어가다 라이트에서 레프트로 이어지는 카운터 콤비네이션에 다운을 당한 뒤, 마르케즈는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위기에 몰렸다. 결국 라운드가 끝나고서는 자기 코너를 잘못 찾아갔다. 




하지만 그 뒤부터가 마르케즈의 진짜배기였다. 마르케즈는 들어오는 팩맨, 나가는 팩맨에게 지속적으로 단발을 맞추었고,



난타전에서는 팩맨을 물러셔게 했으며,


자신의 효율적인 콤비블로우를 끌어내어 팩맨을 라운드마다 괴롭혔다. 모랄레스는 2-3차전에서 완벽히 패했다. 하지만 마르케즈는 1-2차전 내내 팩맨을 언제나 괴롭혔다. 그것도 먼저 위기를 겪은 뒤에 말이다.

들어오는 팩맨에게 펀치를 맞추기 시작하고, 점차 쏟아지는 펀치를 대부분 받아내며 자신의 효율적인 공격을 차곡차곡 쌓아나간다. 머리가 젖혀지며, 점차 빅 샷을 허용하기 시작하는 팩맨의 모습에 현장은 광분하였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었다. 4라운드의 찰나의 순간에 너무나 아름답게 터진 팩맨의 레프트 한방을 제외하고는, 팩맨과 마르케즈는 거의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마르케즈라는 복서가 대단한 것은 그가 위기를 맞았을 때 더 침착하게 자신이 해야할 것을 이어나가는 복서라는 점이다. 그는 위기 상황에서 절대 크게 휘두르지 않는다. 차근차근 단발과 컴비네이션을 풀어놓으며 가드 위로 상대의 공격을 받아낸다. 침착하게 자신의 위기를 되돌려놓는다. 그게 불가능했던 복서는 메이웨더 뿐이었다.


같은 거리에서, 마르케즈의 움직임과 메이웨더의 움직임은 그 기본과 궤를 달리한다. 마르케즈는 반응하며 공격하지만, 웨더는 반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공격하고, 상대의 공격에는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공격 자체를 남의 나라 얘기로 만들며 자신의 공격만을 맞춘다. 그것이 마르케즈가 메이웨더에게 셧아웃 당한 이유다.

필자는 마르케즈를 완벽하게 셧아웃 해낸 복서는 메이웨더 뿐이라 생각한다. 그것은 애초에 마르케즈의 복싱은 메이웨더에게는 승리를 할 수 없는 유형의 복서였기 때문이었다고 본다. 웨더는 대부분의 공격을 무효화 한 뒤 자신은 효율적인 공격을 적중시킨다. 하지만 마르케즈는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격을 허용하며 함께 카운터를 친다. 애초에 웨더는 마르케즈에게는 감당할 수 없는 스타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웨더가 전날 계체량에서 체중을 초과하며 벌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보여준 코미디나 마르케즈가 생애 처음으로 웰터까지 올라온 점을 감안했을 때도, 마르케즈는 웨더에게만큼은 이기기 힘든 복싱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팩맨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팩맨은 끊임없이 들어오고, 많은 펀치를 날리지만 마르케즈는 대부분의 공격을 걷어내고 깨끗한 카운터를 꽂아넣을 수 있다. 팩맨은 내내 전진하면서도 마르케즈의 압박에 시달려야 했다. 결국 팩맨은 마르케즈의 3차전 요구를 거절하고, 모슬리를 택했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점은 모슬리가 마르케즈보다 효율적으로 팩맨을 상대할 수 있는 복서냐는 것이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분명 가능하다. 모슬리는 진정한 웰터급 최고의 파워를 지닌 복서이고, 마르케즈보다 더 강한 턱을 지녔고, 단 한번도 KO패를 허용치 않을 만큼 멘탈도 강하다. 핸드스피드는 여전히 빠르고, 움직임은 기민하다. 그러나 마르케즈와 비교해보며 생각해보자. 모슬리는 마르케즈처럼 디펜스가 좋지 못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마가리토처럼 안면 가드를 시전치는 않지만 그가 가진 기본적인 기민함에 비해 그의 디펜스는 견고치 못하다. 포레스트에게도, 윙키에게도, 웨더에게도 수 없이 많은 헤드헌팅을 당했다. 모슬리는 마르케즈처럼 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며 카운터를 얹어주어 주춤하게 하는 스타일과는 거리가 멀다. 그는 마르케즈처럼 최악의 순간에 끓는 피를 자제하며 가장 냉정한 판단으로 공격을 이어나가는 냉정함도 없다. 몇번이나 모슬리와 팩맨의 경기를 예상하면서 나오는 말은 “열려라 라이트 천국!!”이다. 모슬리는 늘 언제나 그래왔듯 라이트 한방을 맞추기 위하여 끊임없이 전진할 것이다. 팩맨의 주요 컴비네이션의 맥락을 끊는 카운터를 시도할 것이고, 팩맨의 리드펀치를 견제하며 12라운드 내내 라이트를 살벌하게 휘두를 것이다.



모슬리는 마르케즈처럼 싸울 능력이 없다. 그는 미친듯이 펀치를 뿌려대며 상대를 도살할 수는 있을 지언정, 마르케즈처럼 뜨거운 심장을 차갑게 표현할 수 없다. 마르케즈는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침착하고 차분하게 상대를 살피며 괴롭히지만 모슬리는 그저 전진하고, 상대를 두들길 것 밖에 보지 못한다. 모슬리는 마르케즈보다 팩맨을 잘 상대할 수 없다.

말이 나온 김에 마르케즈와 모슬리를 좀 더 얘기해보자. 마르케즈는 전진을 하든 후진을 하든, 언제나 자신의 무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할 줄 아는 복서다. 이 성향은 그가 다운을 3번이나 당했던 팩맨과의 1차전에서도 변하지 않았다. 단발-컴비네이션 어느 하나도 허투로 쓰지 않으며,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이 가진 무기들을 운을 기대하는 듯 던지지 않는다. 하지만 모슬리는 효율성보다는 계속 던지면서 상대를 압박한다. 파워는 압도적이기 때문에 우선 던지고 또 던지면서 상대의 기를 죽이고, 체력을 깎으며 가드를 떨어트린다. 라이트급에서야 극강의 핸드스피드와 한번 터지면 너무나 정확하게 꽂혀버리며 상대를 뻗게 하였기에 그의 라이트는 두려움 그 자체였다. 하지만 웰터에서라면 얘기는 다르다. 그는 웰터로 올라온 뒤에는 강한 복서이되 최고는 아니었다. 최고라 하기엔 너무나 단순하고 디펜스의 문제가 컸으며, 잽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선수였다. 거기에 스텝까지 후지다. 모슬리는 팩맨을 잡기 위해서는 단순함을 버려야 한다. 좀 더 다양한 스타일로 경쟁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그는 이제 은퇴를 앞두고 있다. 그는 그 스타일 그대로 경쟁할 수 밖에 없다.

필자가 모슬리가 마르케즈처럼 전 라운드를 걸쳐 접전을 펼치며 팩맨을 잘 박스해낼 수 없다고 보는 이유는 그의 체력 때문이다. 그는 그보다 완벽히 아래에 있는 막싸움꾼인 마요르가에게도 주도권을 잡아놓고도 11라운드까지 꽤나 후진 경기를 펼쳤다. 사실 그가 체력에서 앞섰고 조금만 신중히 경기했더라도 그가 모든 라운드를 완벽히 장악했을 것이다. 이렇게 된 원인에는 전략의 부재와 떨어진 체력, 그리고 특유의 압박에 대한 집착이 낳은 결과라고 본다. 메이웨더전에서는 어떠하였는가. 초반 단 한번 터졌던 것을 제외하고는 12라운드 내내 끌려다니며 제발 터져라 제발 터져라 펀치를 구겨넣었지만 결국 나중에 그렇게 던져대던 펀치마저 간헐적인 간격으로 나왔다. 비록 자신보다 높은 체급에서 활동해온 선수이기는 하나 모슬리도 겪어본 적 있는 체급이었고 커리어에서는 확실히 두-세 수 아래에 있어서 많은 이들이 모슬리가 복싱이란 이런 것이다를 레슨하며 제압할 것이라 예측했던 상대인 모라에게는 어떠했는가. 클린히트 수에서도 모라에게 뒤지고 후반부를 제외하고는 본인마저 공격적이지 못한 졸전을 펼쳤다. 후반에 던져대던 펀치들 또한 따지고 보면 공격적이되 클린히트를 기대할만한 좋은 펀치는 드물었다. 완벽히 졸전이었다.




늙어 맛이 가기 시작한 호야도 마요르가를 어렵지 않게 잡았다. 모슬리였다면, 세 수는 위에 있는 클래스로 마요르가를 찍어 눌렀어야 했다.하지만 모슬리는 승기를 잡고도 주정뱅이 처럼 덤비는 마요르가를 상대로 어찌할 줄 모르는 여고생이 되어 있었고, 겨우 겨우 막판에서야 간신히 마요르가를 제압했다. 몇 수는 아래 클래스인 마요르가를 상대로 이정도 접전을 거듭한 것은 모슬리에게는 치욕적이다.

이러한 원인에는 그의 체력이 가장 큰 문제가 된 듯 싶다. 모슬리의 체력은 자신이 찍어누를 수 있는 상대를 만나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찍어누를 수 없는 스타일의 상대를 만나면 언제나 다른 문제들과 함께 발목을 잡았다. 그가 가장 완벽히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던 라이트급에서는 그의 단순함이 크게 문제되지 않았다. 워낙에 빨랐고 워낙에 강했다. (비록 상대들의 레벨이 그리 높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필자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다고 모슬리가 과대평가된 복서라는 것은 아니다. 그는 라이트급에서 분명 좋은 복서였다. 하지만 라이트급 올타임 랭킹에서 최고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8차의 방어전 동안 대부분의 상대들은 경기가 끝나는 벨소리를 듣지 못하도록 완벽히 학살했다.



라이트급의 모슬리는 한마디로 환상특급이었다. 비록 그가 한 수 아래의 클래스의 선수들만을 상대하며 방어전을 치른 것은 맞다. 그러나 모슬리는 대부분의 상대들을 압도적인 수준차로 제압했고, 대부분은 종료의 벨소리를 듣지 못했다. 당시의 모슬리는 스치기만 해도 사망이라는 표현이 적당한 수준의 스피드와 파워를 지닌 복서였다. 이는 체급을 올리면서 많이 무뎌졌고, 결국 모슬리는 많은 위기를 맞게 되었다. 이 당시의 모슬리가 비록 올타임 최고는 아닐 지언정, 가장 무서운 복서 중 한명이었다는 것은 맞다고 생각한다.

그가 무소불위의 위용을 자랑하던 라이트급에서 떠난 뒤, 그는 양민에게는 학살을, 탑 클래스에게는 언제나 고전을 반복했다.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찬란한 업적은 오스카 델라 호야를 잡은 것이다. 완벽하게. 그 경기에서의 호야는 음반 취입 등의 다른 스케쥴로 인하여 컨디션 문제 등이 있었다고 하지만, 변명일 뿐이다. 프로는 그런 것으로 변명할 이유가 없다. 호야는 모슬리와의 1차전에서 압도적인 차이는 아니었지만 완벽히 박스당했다. 거기서부터 모슬리의 천당과 지옥은 시작되었다. 디아즈-테일러-스톤을 모두 때려잡으며 다시 한번 위엄을 뽐내는가 하였다. 당시 모슬리는 38연승 중이었고, 대부분 상대들을 캔버스에 눕혀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두려울 것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자신과 비슷한 사이즈, 자신만큼이나 탄력적이고 스피드하며 디펜스까지 좋고 좀 더 테크니컬했던 포레스트에게는 무협지에 나올 법한 성명절기급 펀치를 허용하며 일생 일대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결국 2차전까지 완벽하게 패했다.

이후 다시 찾아온 호야의 2차전.  2차전은 호야의 승리였다고 본다. 2차전에서 모슬리가 한 게 무엇이 있는가? 그리고 그 후 스테로이드까지 터지며 이후 그는 더더욱 가파르게 떨어졌다가 올라가기를 반복한다. 윙키의 가드 한번 제대로 뚫지 못하고 난도질 당하고,  자신이 가장 학살을 잘하던 타입과 유사한 마요르가에게는 하마터면 질 뻔했다. 당시에만 해도 전진하던 코토에게도 결국은 박스 당하며 정상권에서 멀어지나 했다. 하지만 마가리토의 턱을 분쇄하며 건재함을 알린 것은 참으로 더운 날 구원같이 내려온 팥빙수를 먹는 것처럼 시원하였다. 그리고 그 뒤에 바로 메이웨더에게 시작부터 끝까지 대부분 압도당하며 다시 한번 한계를 드러내었다. 그 뒤 모라와의 경기는 할 말이 없다. 특히 마요르가-메이웨더-모라 전에서는 체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것을 경기를 보면서 내내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는 어떨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지만 아마 모슬리의 체력은 메이웨더 전보다는 낫되, 팩맨을 감당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윙키 라이트는 링 위에서 모슬리의 펀치는 자신에게는 별 소득이 없다는 듯한 조롱의 퍼포먼스를 날리고, 모슬리의 펀치는 가드하고 슬립하며, 자신의 펀치는 맞춰가며 모슬리를 분쇄해버렸다. 





분명 자신보다 큰 선수이고 좋은 테크니션이기는 하지만 모슬리가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이라 보았던 모라. 모라는 모슬리의 펀치에 겁을 먹고 있었던 것 같다. 경기 내내 소극적이었고, 모슬리가 가장 좋은 펀치를 낼 수 있는 거리를 주지 않기 위해 애썼다. 클린치와 백스텝, 사이드스텝을 반복하며 간간히 펀치를 맞춰가며 모슬리를 봉쇄했던 모라는 최악이었다. 결국 졸전 끝에 무승부가 났지만, 두 선수는 웃고 있었다. 왜 웃고 있는지는 그들만이 알 일이다.

팩맨이 자기자신과 복싱에 안겨준 최고의 업적은 무엇일까? 모랄레스-바레라-마르케즈와의 연전을 넘어서 호야에게 도전하여 압도적 승리를 거둔 뒤부터, 그의 커리어는 계속 진행중인 업적이며, 복싱 사에 가장 크게 남을 업적 중 하나다. 리니얼 챔프만을 인정하는 팬들도 팩맨의 위업만큼은 인정했다. 라이트급에서 시작하여 호야-포레스트-윙키-코토-마가리토-메이웨더에 이어지는 모슬리의 커리어는 대단하다. 그는 상대를 가려본 적이 없고, 언제나 최고의 복서들과 죽을 듯이 싸웠다. 하지만 팩맨은 더 대단하다. 멕시칸 3인방-호야-해튼-코토-클로티-마가리토까지 팩맨의 커리어 또한 최고의 복서들과 싸웠으며, 거기에 1번의 패배, 그리고 2번의 리벤지를 성공한 이후 그 어떤 경기에서도 패하지 않았고, 판정 논란도 없었으며, 어떠한 룰에 어긋난 행위도 하지 않았다. 그러고도 상대를 압도하고, 구타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플라이급에서 시작한 작은 체구의 필리피노 복서가 해낸 일이다. 둘 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투쟁해온 위대한 복서다. 하지만 누가 더 오래 세상에 최고로 기억될 것이냐. 누가 히스토리를 바꾸었는가를 묻는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매니 파퀴아오다. 이번 경기에서 패한다 하더라도 이는 변함이 없다.

이제 끝이다. 더 보탤 수 있는 말이 없다. 그냥 다시 반복한다. 필자는 이 경기가 판정까지 가게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 최근 들어서 모슬리는 12라운드를 완벽히 장악할 수 있는 체력이 없다. 코토-마요르가-마가리토-메이웨더-모라와 경기를 거듭하면서 그는 판정으로는 승리를 챙겨보지 못했다. 마요르가에게는 간신히 앞서가다가 막판 케이오로 승리를 가져갔고, 코토에게는 접전 끝에 승리를 내어주었다. 마가리토는 완벽히 잡아냈다. 그러나 메이웨더에게는 완벽히 셧아웃 당하고, 한 수 아래의 복서인 모라와도 개그콘서트를 했다. 그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상대를 잡아내기 힘든 복서가 되어가고 있다.

팩맨은 모슬리를 단발로 KO시킬 수는 없는 복서다. 나는 팩맨의 단발에 모슬리가 캔버스에 누워서 일어나지 못할 일은 없다고 확신한다. (물론 누적되는 대미지와 빅 샷이 더해지면 다운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모슬리는 일어나리라 본다. 아마 경기의 종료를 보지 못하고 누군가가 끝난다면 심판이 중간개입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마가리토와 클로티를 압도하며 판정승했다면, 필자는 모슬리도 판정승 하게 될 가능성이 당연히 가장 높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러나 모슬리는 팩맨을 KO시킬 수 있는 복서다. 그러나 팩맨에게는 체급을 올리고 라운드를 거듭할 수록 강해지는 인간을 초월한 액티비티가 있고, 모슬리에게는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악에 받친 펀치만 던지는 체력만 남게 된다. 이 점에서 모슬리는 팩맨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 필자는 모슬리 VS 팩맨의 경기에서는 118-110 정도의 팩맨의 판정승을 예상한다. 모슬리는 마가리토처럼 어기적 거리며 전진하지는 않는다. 모슬리는 중거리에서 근거리로 빠르게 들어오면서 승부를 노릴 줄은 안다. 분명 기회가 한 두번은 올 것이다. 마찬가지로 팩맨에게 위기는 분명히 올 것이다. 그는 모슬리의 큰 라이트를 허용하게 될 것이고, 잠깐 당황하거나 주춤하게 될 것이다. 다운을 당할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팩맨이 잘 헤쳐나갈 수 있지 않을까 본다. 자신보다 한참 더 크고 자신을 압박하는 상대들을 상대로 자신의 리듬과 스피드를 잃지 않는 것이 팩맨이다. 결국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모슬리는 팩맨의 리듬에 말려들어서 함께 춤을 추게 된다는 데에 필자는 예상을 걸어본다.



계체량 사진이 올라왔다. 팩맨은 팔 근육을 늘린 듯 하고, 모슬리는 이전에 비해 횡배와 광배 쪽을 키우고 팔의 사이즈는 약간 줄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팩맨의 이전 경기들 - 코토, 클로티, 마가리토 등의 계체량에서 보였던 불안한 느낌은 없어보인다. 개인적으로는 마가리토 전에서는 약간 몸을 잘못 맞춘 게 아닐까 싶은 느낌을 받았었는데, 완벽히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주어서 이번 경기에서는 걱정이 되질 않는다.

현지시간 5월 7일, 우리는 팩맨이 슈가보다는 좀 더 과격한 별명이 어울리는 모슬리를 슈가 파우더로 만들어버리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까? 아마도, 필자는 가능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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